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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가드그룹, 이머징마켓 ETF서 한국 배제

【 로스앤젤레스=강일선 특파원】 세계 최대 투자 그룹 중의 하나인 뱅가드 그룹이 한국을 모간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지수(MSCI) 이머징 마켓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함으로써 한국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투자자는 지난 십년간 연평균 13%의 고수익을 안겨다 준 한국 주식이 뱅가드 측의 납득할 수 없는 결정으로 이머징 펀드 ETF에서 빠진 뒤 한국 증시가 계속 상승세를 보이자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뱅가드 그룹은 지난 가을 벤치마크지수를 MSCI에서 FTSE(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뱅가드 측은 단지 라이선스 비용이 너무 비싸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MSCI에서 FTSE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식 중의 하나인 한국이 뱅가드 ETF에서 빠지게 됐다. MSCI에선 한국이 브라질, 중국 등과 함께 이머징마켓 (신흥공업국) 지수에 편입돼 있지만 FTSE에선 한국이 선진국 지수에 포함돼 있다.

유럽에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1000달러(약 3300만원)에 달하는 한국의 경제력이 스페인과 비슷하며 중국의 4배 수준에 달하기 때문에 한국은 다른 신흥공업국들과 구분해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뱅가드 측은 "한국 주식을 원한다면 뱅가드 선진국 ETF를 사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머징마켓과 한국 주식을 동시에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에게는 이러한 변명이 통하지 않고 있다.

펀드 평가회사인 모닝스타의 패트리샤 오이 분석가는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MSCI에서 등을 돌렸다"고 전했다.

kis@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