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중 아프지 않으려면 ..모기 조심하고 날음식·수돗물 피하세요
동남아시아의 유명 여행지나 대도시를 여행이나 출장으로 방문할 때는 각종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인도, 중국, 중남미, 아프리카 등의 여행은 출발하기 최소 2주 전에는 여행의학클리닉을 방문해 예방접종과 사전 질병정보를 얻은 후 여행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정두련 교수는 25일 "열대 지역을 여행하는 경우 50%의 여행객이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고 약 40%에서 여행자 설사라는 세균성 장염이 발생하며 약 6%는 침대에 드러누울 정도가 된다는 통계가 있다"며 "건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여행 지역·기간, 여행지에서의 활동 정도 및 평소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동남아에서 발생하는 질환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벌레나 모기에 물려서 생기는 질환들로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 일본뇌염, 수면병, 리슈마니아증 등이 있다. 둘째는 음식이나 물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여행자 설사, 이질, 장티푸스, 콜레라, 주혈흡충증 등이 있다. 셋째는 성 접촉에 의한 질병으로 후천면역결핍증(AIDS), 매독 등이 포함된다.
■음식물이나 물과 관련된 질환
음식물이나 물과 관련된 질환은 여행자 설사, 콜레라, 장티푸스, 식중독, 세균성 이질 등이 있다. 가장 흔한 것은 이른바 여행자 설사(traveler's diarrhea)다. 지역과 여행 기간, 여행 방식(배낭여행은 빈도가 더욱 흔함)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개발도상국을 여행하는 경우 주로 문제가 되며 30~50%까지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설사나 복통, 구토 등의 형태로 나타나며 장티푸스나 세균성 이질은 심한 발열이 동반될 수 있다. 콜레라는 발열을 동반하는 경우가 적고 설사의 양이 매우 많을 수 있어 어린이나 노인은 짧은 시간 내에 위험한 수준의 탈수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질환은 익히지 않은 음식이나 물이 원인이다.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물과 날것은 섭취를 피하고 수돗물을 마시지 말며 이동 중에는 생수를 사서 다니는 것이 좋다. 호텔 음식이라고 해서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므로 틈나는 대로 손을 자주 씻고 화장실에서 공용수건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루에 3회 이하의 양이 많지 않은 설사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여행 일정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 미리 준비한 지사제를 복용할 수 있다. 설사 횟수가 많아지면 수분 보충을 늘리고 전해질을 보충하며 준비한 항생제를 복용한다. 이온음료는 물보다 조금 낫지만 적절하다고 할 수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방식은 물 1L당 소금 1티스푼, 설탕 6티스푼을 섞어서 마시는 것이다. 고열이 있거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지사제를 사용하면 안 되고 병원에 가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모기나 벌레에 의한 감염
모기에 의한 질환은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 주혈흡충증 등이 있다. 이 질환은 대부분 발열과 오한의 형태로 나타난다. 가장 흔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말라리아다. 동남아나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신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중동, 아프리카, 중국, 동남아시아에 많은 주혈흡충은 민물에 존재하며 피부를 통해 직접 감염될 수 있으며 피부나 몸속 여러 장기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일부에서는 수년 후 발병할 수 있고 간경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예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능하면 야간에 활동하는 것을 피하고 모기가 있을 만한 산림지역에 함부로 들어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
호텔과 리조트에만 머무르는 경우는 말라리아 예방약 복용이 필요치 않으나 시골이나 산림지역을 가게 되는 경우는 여행 1주 전부터 귀국 후 4주 후까지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해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예방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주혈흡충증을 예방하려면 강이나 호수 같은 곳에서 수영하거나 목욕하지 말아야 한다.
심한 발열이나 오한, 발진 등이 있을 경우 병원에 가 진료를 받아야 하고 귀국 후에도 발병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최상호 교수는 "동남아 지역을 여행할 때는 음식물과 관련된 질환, 모기나 벌레에 의한 감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에 가기 전 그 나라의 전염병 유행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미리 병원 진료를 받고 상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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