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권에서 중소기업 지원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KDB 파이오니어 프로그램' 현장간담회를 통해 어려운 중소기업인들을 직접 만나고 지원 방안을 마련해 왔다.
강 회장은 그동안 충청, 호남, 부산경남, 대구경북, 서울, 경인, 중부(수원) 등 7차례에 걸친 현장간담회를 직접 챙기면서 산업은행이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강조해왔다. 그는 "세계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은 신용등급이 상승하는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기초체질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
■중소·중견기업에 24조원 지원
산은은 지난해 중소·중견기업에 21조50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10% 이상 증가한 총 24조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어려운 국내 경제 및 금융환경 속에서도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특화된 지원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성장단계별 맞춤형 금융지원, 신속지원을 위한 여신제도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3%대의 특별저금리 대출 3조원이 소진됨에 따라 5조원으로 늘려 이달 말까지 지원키로 했다.
지난달에는 1000억원 규모의 중소·중견기업 지식재산권 투자 펀드를 설립해 새로운 금융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는 특허 등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회사는 임대로 사용하면서 특허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향후 특허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환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은은 올해 영업자산 확충, 소매금융기반 확대, 해외사업 확대를 3대 중점 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이 중 영업자산 확충을 위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특화된 지원 프로그램, 성장단계별 맞춤형 금융지원 강화로 미래신성장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대기업에 편중된 여신포트폴리오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모투자(PE) 등 강점 있는 투자은행(IB)업무는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신성장 유망시장의 고객수요를 발굴할 계획이다.
■소매금융기반·해외사업 확대
이와 함께 기업금융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글로벌 금융규제인 '바젤III' 등 새로운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확대해온 소매금융 분야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산은은 지난해 KDB 다이렉트를 통해 개인금융시장에서 잠재력을 확인한 바 있다. 올해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전용 홈페이지 개설 등을 통해 KDB 다이렉트를 장기 안정적인 핵심 예수금 상품으로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개인예수금 확대에 따라 소매여신 활성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소매여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현재 포화 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축적해온 PF 역량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한편, 선박.항공기 금융 시장에서 유럽계 은행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을 새로운 기회로 적극 활용해 나갈 예정이다.
■리스크관리·인재육성 역점
산은은 리스크관리와 인재육성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강 회장은 신년사에서 "자산확충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실수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교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룹 차원의 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이 구축된 만큼 지주회사가 한 템포 빠르게 시장의 흐름을 읽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위기관리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소매금융 확대에 대비한 리스크관리도 준비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인재 육성 차원에서 추진한 금융권 최초의 사내 대학인 'KDB 금융대학교'가 오는 3월 개교한다. 올해는 그룹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개설하지만 2014년 이후에는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학위과정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법상 지분매각 일정이 명시돼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지속 가능한 기반 구축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며 "국책 은행으로서 청년창업 지원, 특별재능인재 지원 등 금융 공공성 강화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