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약물 처방을 하지 않는 정신과 상담은 청구기록이 남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4월부터 약물 처방을 받지 않으면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상담시 횟수에 관계없이 건강보험청구에 따른 정신질환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변경한다고 19일 밝혔다.
정신과전문의는 외래상담의 경우 기존 정신과질환 청구코드(F코드)대신 보건일반상담(Z코드)로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처음 정신과를 방문한 사람만 적용되며 이미 정신과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정부에서는 이번 조치로 정신과 이용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나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이상규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보험이사)는 "우리나라는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율이 높지만 정신과에 가면 평생 기록이 남는다고 생각해 상담조차 않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 상담을 진행해 더 진행되는 상황을 막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시행한 '2011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 중 15.3%만 정신과 의사 등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진료를 받았다. 반면 미국은 39.2%, 호주 34.9%, 뉴질랜드 38.9%였다.
복지부는 광역시·도 및 시·군·구에 설치되는 정신건강증진센터를 현재 183개에서 올해 200개로 늘리고 모든 기관에 최소 1명 이상 정신건강 상담 전담인력을 추가 배치키로 했다.
또 올해 안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건강 IN'사이트와 연계해 정신건강 홈페이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복지부는 정신질환자 범위 축소와 정신질환 이력에 따른 차별 방지를 위한 보호조항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정신보건법 개정안을 올해 상반기 내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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