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가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택시법' 국회 재의결을 요구하며 20일 하루 운행 중단을 단행한 데 이어 '심야시간대 운행중단', '대규모 상경 투쟁' 등을 결의하는 등 정부를 상대로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해 정부와의 충돌이 우려된다.
택시업계는 이날 오전 5시부터 24시간 운행중단에 들어갔지만 참여율이 30%대에 머물렀고 낮 시간대 서울 여의도 집회도 참가자가 주최 측 예상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의도대로 파업 수위가 높아질지 의문시된다.
택시사업자로 구성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 등 4개 택시단체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마당에서 3만5000여명(경찰추산 2만2000여명)이 참가한 '택시 생존권 사수 전국비상합동총회'를 열어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운행중단', '전국택시상경투쟁'을 결의했다.
이날 결의에 대한 시행시기와 방법은 4개 택시단체 집행부에 위임됐으며 집회 이후 대정부 투쟁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단체는 이와 함께 전면적인 대정부 규탄 결의 이외에도 친절한 택시로 거듭나기 위한 자체 자정노력도 전개할 뜻을 밝혔다.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영·호남을 제외한 택시파업(운행중단)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으나 집회에 3만여명이 넘는 택시종사자들이 참여한 것은 절반의 성공으로 봐야 한다"며 "택시운행 참여율도 정부가 30%대라고 발표했지만 실제 업계에서 파악한 것은 40%대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지역 255개 택시노조 중 30개소가 100%, 40개소가 50%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부는 이날 운행을 중단한 택시가 모두 4만7880대(오후 1시 현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파업에 참여한 8개 시도 15만3246대의 택시 가운데 운행 중단 중인 택시는 4만7880대로 운행 중단율 31.2%라고 국토해양부는 전했다.
이는 이날 오전 6시 기준의 운행 중단율 20.7%에서 10.5%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운행 중단율은 28.6%, 강원, 대전, 충남, 충북, 세종 등 5개 시도의 운행 중단율은 42.2%였으며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등 9개 시·도의 택시노사는 운행 중단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이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33개 부대 2300여명을 국회와 여의도 방면에 배치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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