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의 내부에서 흡수·산란·반사된 파장을 검출해 물질의 종류와 성분을 판독할 수 있는 고출력 테라헤르츠파를 소형 장치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를 통해 사생활 침해 가능성 없이 보안 검색과 의료진단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자빔기반방사선연구센터의 니콜라이 비노쿠로프 센터장 연구팀이 기존 가속기의 100분의 1 크기인 소형 가속기로도 출력이 높은 극초단 테라헤르츠파를 발생시킬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테라헤르츠파는 투과성을 가진 방사선 전자파로, 이를 사용하면 검색 대상 물체에서 흡수·산란·반사된 파장을 검출해 물질 고유의 진동수를 측정함으로써 눈으로 이미지를 관찰하지 않아도 물질의 종류와 성분까지 판독할 수 있다.
기존 전신 검색기에서는 X-레이나 밀리미터파를 사용해 투과된 이미지를 사람이 눈으로 판독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지고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있었다. 또 고출력 극초단 테라헤르츠파는 출력 증가를 위해 대형 가속기를 구축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비노쿠로프 박사 연구팀은 테라헤르츠파 발생 장치의 구조를 새롭게 고안해 장치 크기를 기존의 100분의 1로 줄인 가속기로 1피코초(10-12초) 이하의 짧은 시간에 테라헤르츠파 발생 출력을 이전보다 최소 10배에서 100배 향상된 100㎿(메가와트) 이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새롭게 고안된 장치는 수 백장의 원판형 금속 박막을 전자빔 진행 방향으로 직경이 점점 작아지는 원뿔형으로 배치해 전이 방사선이 박막 가장자리에서 원뿔형으로 모여 방사되게 함으로써 테라헤르츠파 발생 효율을 증가시키는 구조로 개발됐다.
비노쿠로프 박사팀은 올해 안으로 이 기술을 적용한 실험실 규모의 테라헤르츠파 발생 장치를 구축해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없는 신개념 전신 검색기 개발 가능성을 증명할 계획이다.
정영욱 양자빔기반방사선연구센터 부센터장은 "이번 연구로 테라헤르츠파 관련 기술의 오랜 난제였던 출력 상승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며 "이번 기술 개발을 토대로 고출력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물질 분석 분야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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