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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적자 건설사 66%,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

작년 적자 건설사 66%,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

지난해 20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한 국내 건설업체 9곳 중 6개 건설회사의 주채권은행이 우리은행으로 나타났다. 이 중 6곳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가 진행 중이어서 우리은행을 포함한 주채권 은행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추가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건설사가 나올 경우 출자전환, 감자, 신규자금 지원 등 주채권은행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20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한 건설회사는 지금까지 두산건설(-6541억원) 등 총 9곳으로 파악됐다. 이 중 우리은행이 두산건설을 비롯해 쌍용건설(-4115억원), 남광토건(-2922억원), 삼부토건(-871억원), 삼호(-352억원), 코오롱글로벌(-272억원) 등 6개 건설사의 주채권은행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금호산업 비협약채권 회수 문제 때문에 산업은행과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날 쌍용건설이 워크아웃까지 신청하면서 쌍용건설 처리 문제를 놓고 나머지 채권단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머지 건설사들도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해 근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외에 금호산업(-3750억원)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 경남기업(-243억원)은 신한은행, 한일건설(-236억원)은 국민은행이 주채권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장 건설사 3곳 중 1곳이 적자, 4곳 중 1곳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부실 건설사들의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잠정치를 공시한 상장 건설사 42곳 중 35.7%(15곳)가 적자를 냈다. 특히 두산건설과 쌍용건설, 금호산업, 남광토건, 삼부토건, 고려개발, 삼호, 동원시스템즈, 유신, 한일건설 등 10곳은 2011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아직 상장 건설사 23곳은 지난해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16곳이 2011년 적자였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적자 건설사는 전체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가장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한 곳은 삼성물산으로 순익 규모가 4161억원에 이르고 현대건설(3470억원), 대우건설(1594억원) 등 3곳만 1000억원을 넘었다. 상장 건설사 6곳은 실적 악화로 자본금이 줄어 자본잠식 상태다.

아울러 지난해 말 기준 쌍용건설, 한일건설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금호산업은 완전자본잠식은 아니지만 자본잠식률이 97.4%에 이르고 삼호는 43.3%, 두산건설은 31.0%, 신원종합개발은 15.1% 등으로 나타났다. 벽산건설, 남광토건, 범양건영 등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