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의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뇌염증의 발생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건국대 이승재 교수 연구팀이 뇌조직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에서의 뇌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정체를 밝혀 이들 단백질을 제어하는 방식의 뇌질환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퇴행성 뇌질환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지만 그 발병이나 진행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었다.
다만 뇌염증 반응이나 단백질의 응집과 같은 병리현상이 뇌 신경세포의 사멸과 연결될 것이라는 이론적 배경에 따라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그 병리현상의 발생기전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승재교수 연구팀은 신경세포로부터 분비된 단백질 '알파-시뉴클린'이 뇌조직의 면역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톨유사수용체'의 신호전달체계를 활성화시키면서 주변 신경세포에 손상과 염증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시스템생물학 기법을 활용햐 톨유사수용체가 알파-시뉴클린의 수용체로 뇌조직에 존재하는 유일한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를 매개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톨유사수용체가 제거된 생쥐를 관찰했다.
그 결과 톨유사수용체가 제거된 생쥐는 알파-시뉴클린 분비에도 불구하고 미세아교세포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리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 염증매개물질의 생산도 일어나지 않음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뇌염증반응에 톨유사수용체가 필수임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마치 자물쇠와 열쇠처럼 톨유사수용체에 알파-시뉴클린이 직접 결합함을 확인했다.
특히 단순한 구조의 결합이 아니라 이차구조 형태의 '베타-쉬트' 구조의 알파-시뉴클린 중합체만이 수용체에 결합해 활성화시킴을 밝혔다. 어떤 형태의 단백질이 발병에 관여하는지는 퇴행성 뇌질환 기전 연구에서 주요한 문제로 이번 연구는 베타-쉬트 구조의 중합체가 병리적으로 중요한 단백질 형태일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이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퇴행성 뇌질환에서 염증반응이 유도되는 새로운 기전을 제시했다"며 "이에 근거해 질병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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