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장관들, 현장서 배운다

박근혜 정부 신임 장관들이 연일 '현장학습'에 강행군이다. 현장에서 정책수립 방향에 대한 감을 익히는 한편 새 정부 늑장 출범으로 인해 자칫 느슨해진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1주일에 2~3일은 아예 '현장방문'이라고 큼지막하게 잡아놨다.

이날 그는 서울 동대문 쪽방촌 거주 노인들을 찾았다. 노인빈곤 문제 해소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전날엔 서울대병원 소아암병동을 찾아 백혈병 환아 보호자 및 담당 의료진과 간담회를 갖고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계획 수립과 관련된 현황을 파악했다. 그는 "꼭 필요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못해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약이나 진료 행위들을 파악해 우선적으로 보험 혜택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약속도 곁들였다. 지난주엔 국민연금공단 서울 강남신사지사 및 콜센터를 방문해 산하기관에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도 현장학습 우등생이다. 조 장관은 20일 경력 단절 여성들의 재취업과 관련된 현장방문을 패키지로 꾸렸다. 경기 고양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방문해 경력 단절 여성들의 구직활동을 파악한 뒤 이어서 고학력 경력 단절 여성을 고용하는 업체를 방문해 기업의 입장에서 애로사항 등을 청취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이날 방문에서 파악한 내용들을 여성고용률 제고 정책에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난 18일 장난감 재활용 사회적 기업을 방문, 저성장.저고용 문제의 대안을 제시한데 이어 19일에는 충북 청주산업단지 LG화학 청주공장을 찾아 유해물질 취급 상항을 점검했다.

윤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기업이 자리 잡도록 어려운 사항을 해결해 주는 등 많은 지원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현장방문을 통해 정책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은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지난 17일 자살기도자를 구하려다 실종된 정옥성 경위(47)를 찾기 위한 인천 강화 외포리 수색현장을 찾았다. 유 장관은 일선 현장의 경찰들을 격려한 뒤 경찰관 처우 및 복지개선을 약속했다.


학자 출신인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2일 첫 방문지로 바이오제약기업인 셀트리온을 찾아 창조경제론을 설파했다.

관가에선 신임 장관들의 잇단 현장방문은 해당 부처의 업무를 빠르게 숙지하고, 정책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정부 출범 100일간이 정권의 명운을 좌우하는 긴장의 시기인 만큼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닌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답을 찾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