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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中 소비자에 사과합니다"

【 베이징·서울=차상근 특파원 최갑천 기자】중국이 오만한 애플을 굴복시켰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의 소비자 파워가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이어 한층 더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자사 중국 홈페이지에 팀 쿡 최고경영자(CEO) 명의의 '중국 소비자에게 보내는 서한'을 올려 "우리의 소통 부족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애플이 오만하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우리가 일으킨 혼란과 오해에 대해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아울러 사후관리(AS) 수준을 한층 높이기 위해 4가지 중요 쟁점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불량제품 교환과 관련, 4월부터 아이폰 4, 아이폰 4S는 구매 15일 내에 하자가 생긴 경우 환불이나 새것으로 교환해주고 보증기간을 교환시기부터 1년으로 새로 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15일 이후에 발견되면 관련 부품을 새것으로 바꿔주기로 했다.

또 맥북 에어 등 맥 컴퓨터 메인보드와 주요 부품, 아이패드 주요 부품에 대해서는 2년간의 하자보증을 실시하고 나머지는 1년의 보증기간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인터넷을 통해 AS와 보증수리 정책과 규정을 명확히 하는 한편 소비자들이 언제든지 AS를 위해 연락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놓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리점들이 우리의 방침과 원칙을 제대로 준수하고 소비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애플은 중국 소비자들의 AS 불만 문제를 묵살해왔고 특히 지난 3월 15일 소비자권리의 날에 중국중앙(CC) TV에서 방영된 관련 프로그램에서 집중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는데도 "소비자를 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버텼다. 이에 인민일보 등 중국 주요 언론과 소비자단체는 유럽연합(EU) 등에서는 아이패드의 품질보증 기간을 2년으로 하고 있으면서 중국에서 1년으로 하는 것은 이중기준을 통해 중국 소비자를 차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공상총국)은 애플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판매계약을 통해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에 착수할 방침임을 밝혔다.

애플은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까지 자사를 압박하고 나서는 등 중국내 사회적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일단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에 이어 글로벌 2대 시장인 중국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한다면 향후 글로벌 시장의 입지를 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올해 1.4분기 중국 내 애플 매출은 68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40억8000만달러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는 애플 1.4분기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한다.

한편 애플은 지난달 31일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상반기 후속작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패드 미니(iPad Mini)' 상표 등록을 거부당했다. USPTO는 아이패드 미니 명칭이 "단순히 제품의 특징을 서술한 데 불과하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csk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