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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비정규직 연구인력 고용불안?

일자리 창출과 미래먹거리산업 육성을 위한 새정부의 핵심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의 동력 축인 과학기술계 연구인력이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이들 과학기술 연구인력의 과반 이상이 여전히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나 집중적인 연구는 커녕 계약만료와 함께 해고되는 악습이 반복돼 이에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구나 이를 해결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임명이 무산되는데다 예산과 인력선출에 대한 자율권을 부여하는 공공기관 선진화법도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어 비정규직 연구인력의 정규직 전환은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 창조경제가 사장될 위험에 처해 있다.▲관련기사 4면

10일 과학기술계 및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출연연구기관 비정규직의 비중은 전체 고용인원의 약 50.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사무직 및 노무직을 제외한 순수 연구인력만을 따지면 70~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정규직 고용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출연연에서 비정규직 연구인력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 연구인력들이 대부분 2년마다 계약만료로 해고되고 새로운 비정규직이 대체되는 등 고용불안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창조경제가 뒷걸음하는 것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비정규직 연구원들은 "정부가 전시용 새로운 일자리를 늘리는 것에 집중하기 전에 먼저 해결되야 할 것은 비정규직 연구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정규직 비중을 늘리는 것"이라며 "이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고학력 과학계 인력유출이 심각한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체적인 고용 시스템을 원천적으로 개선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만이 국가 기초과학기술과 창조경제에 디딤돌을 놓는 초석이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미래부는 새정부의 국정과제를 기반으로 출연연 지원 비중 확대와 총액인건비제도의 확충을 할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나 현재 장관 내정이 지연되는 등 정부부처가 제역할을 못해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부 이상목 제1차관은 "기본적으로 동일한 일을 할 경우 같은 처우 및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기본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연구직의 처우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전환과정이 복잡한 만큼 향후 장관 업무보고이후 국정과제를 수행하면서 구체화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 등은 현재 과학기술계 비정규직 양산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공공기관 선진화 법 개정을 지난 2월 발의했다.

민 의원은 "법에 가로막혀 출연연에 예산이 있어도 사람을 뽑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출연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열쇠는 예산과 인력에 대한 자율권을 출연연에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기초연구분야의 경우 중장기연구가 많은데 연구과제중심제도(PBS)로 인한 어려움은 제도 개선후 묶음 예산 등을 통해 지원을 확대하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어 법제도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 통과는 현재 언제쯤 가능할지 가늠할 수 없다. 국회가 정부조직 청문회 등으로 분주한데다 공공기관 선진화 법 개정의 소관부서가 기획재정위원회여서 기획재정부와 소관 국회의원들의 적극 지원이 없으면 법 개정이 어려울 수 있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비정규직 문제 개선은 출연연들의 오랜 숙원"이라며 "과학기술계의 모순을 먼저 해결해야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