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양적완화'를 골자로 하는 일본은행(BOJ)의 부양책에 힘입어 글로벌 채권시장이 어깨춤을 '덩실' 췄다. 랠리는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 채권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채권의 금리(수익률)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며 수요가 많을수록 금리는 내려간다.
12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고수익 투자를 늘릴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이 같은 변화가 일었다고 전했다. FT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일본판 무제한 양적완화'에 잔뜩 취해 회복세를 보이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지난 20일 JP모간체이스가 집계하는 신흥국 자국통화표시 채권 금리 지수는 5.71%까지 하락, 지난 2001년 기록한 역대 저점 수준을 밑돌았다. 멕시코, 폴란드, 체코 등 신흥국가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잇따라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다. 이날 멕시코의 수익률은 4.7%에 달했다.
이코노믹리서치 연구원인 하야시 히데키는 "엔화 가치 절하로 고수익 및 고성장률을 따라 글로벌 투자자금은 신흥국으로 계속 흘러들어갈 것"이라며 "터키, 멕시코 등 비교적 성장률이 높은 국가에서 자산 수요가 늘 것"으로 내다봤다.
아문디 외환운용 대표인 제임스 �은 "더 많은 자금이 일본 증시로 흘러 들어가며 닛케이 지수뿐 아니라 전세 계 위험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며 "우리를 포함한 외국인들이 계속해서 이머징 통화와 고수익 통화를 더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채를 제외한 선진국 채권들도 일제히 금리 하락세를 보였다. 프랑스를 비롯, 스페인과 같은 유로존 중심국에서도 10년물 금리가 지난 2010년 말 기록했던 저점을 훨씬 밑돌았다.
프랑스계 자산운용사 캐미냑의 디디에르 세인트 조르주는 이와 관련, "이날 금리 수준은 프랑스 정부가 자금을 조달하는 데 있어 상당한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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