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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시입출금 예금금리 손볼까 ‘고민’... 또 담합될까 우려

은행권이 수시입출금식 예금의 이자를 지나치게 낮게 제공한다는 지적에 따라 자체적으로 예금상품 개선에 나섰다.

일부 불합리한 관행은 은행들이 모여 개선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수시입출금식 예금도 금리상품이다보니 자칫 '담합'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금융감독원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논의키로 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상품 중 이자가 붙지 않는 상품을 리스트별로 뽑아 상품마다 약관을 개선할지 아니면 전체적인 제도를 바꿀지 논의키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예금 상품 중에는 이자기 붙디 않은 상품이 많지 않았다"며 "상품 약관을 개정할지 여부는 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신한은행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잔액이 적은 예금을 계속 유지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이자를 제공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사정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유일하게 기업이 예금하는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예금(MMDA)의 가입일에 관계없이 0.1% 금리를 부여하고 있다. 은행들은 MMDA를 신규가입 후 7일 이내에는 이자를 주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개인 예금 중 잔액이 50만원 미만인 것은 이자를 안주고 있는데 이것만 개선하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MMDA는 잔액 500만원 미만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농협은행은 0%, 기업은행은 0.1%의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은 기업 MMDA 신규가입시 7일 이내에 이자가 붙지 않은 관행과 개인예금 중 50만원 미만의 잔액에 대해 예금이 붙지 않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모일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 같은 관행들은 은행 전체적으로 약관을 손보거나 해야 한다"며 "하지만 은행들마다 모이기가 쉽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이라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잔액이 적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라도 금리를 얼마 제공할지 논의해야 하는데 은행마다 금리 수준이 비슷할 경우 담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공정위가 지난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놓고 은행권의 담합 여부를 조사한 탓에 은행들마다 자금운용과 관련 거의 회의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은행권은 금감원이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만큼 그 결과에 따라 관행 개선을 논의키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금리 관련해 자칫 담합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 실태조사 결과를 봐서 어떤 형태로 개선할지 여부를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