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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 직원까지 가담한 대출사기단 검거

이동통신사 직원까지 가담한 대출사기단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사기 피해자가 무려 3900여명이 이르고 이들 명의로 개통돼 중국 등 해외로 밀반출되거나 대포폰으로 매매된 휴대폰은 700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수사에서 드러났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대출을 빙자해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휴대전화를 개통, 일명 '대포폰'으로 판매한 혐의(사기 등)로 정모씨(29)와 이동통신사 직원 이모씨(26·여)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또 조모씨(28) 등 이동통신사 직원 2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휴대전화 판매점 사장 박모씨(33) 등 6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대출을 받으려는 3980명의 개인정보를 이용, 휴대전화 7512대(75억원 상당)을 개통한 뒤 대당 40만∼50만원을 받고 대포폰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대출 전화상담 사무실(TM)을 운영하는 김모씨(38) 등 5명은 대출이 불가능한 신용불량자 등에게 무작위로 전화해 "대출받으려면 휴대전화를 가개통해 신용도를 올려야 한다"고 속여 휴대전화 개통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은 이 정보를 중간 모집책인 정씨에게 건당 45만원에 넘겼고 정씨는 통신사 판매점 사장 4명에게 건당 52만원을 받고 되팔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판매점 사장들은 조씨 등 범행에 가담한 이동통신사 직원 3명을 통해 휴대전화를 개통, 대당 40만∼50만원을 받고 장물업자에게 대포폰으로 넘겼고 판매점 사장들과 통신사 직원은 본사에서 지급하는 판매 보조금과 실적을 챙기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어떠한 경우라도 휴대전화를 통해 대출해 주거나 휴대폰을 무료로 준다고 하는 등의 권유 전화는 모두 전화사기로 의심하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과다채무로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에게 전화해 마치 시중은행과 연계해 대출을 해주는 것처럼 속여 전산작업비 명목으로 751명으로 10억3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김모씨(29) 등 21명을 검거, 김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