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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서울시 하수·폐수시설 중단 위기

【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와 서울시가 물이용부담금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주장하며 시작한 부담금 납부 거부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26일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인천시와 서울시는 지난 4월 15일부터 현재까지 2, 3월 2개월분의 물이용부담금 85억∼90억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물이용부담금은 인천, 서울, 경기도 등 한강 팔당상수원 하류의 수도권 시민들이 납부하는 환경세이다.

물이용부담금은 사용자들이 매달 납부하는 수도요금에 별도로 포함돼 부과되는 것으로 상수원 수질 개선과 상수원 보호를 위해 각종 규제를 받는 상수원 상류 지역 주민 지원 사업에 사용된다. 물이용부담금은 지난 1999년 제도 도입 당시 t당 80원이었으나 1∼2년마다 10∼20원씩 지속적으로 올라 현재 170원에 이른다.

인천시가 매달 납부하는 물이용부담금은 전체 금액의 12%에 해당하는 42억∼45억원이다.

인천시는 1999년부터 지난 3월까지 납부한 물이용부담금은 모두 5000억원에 이른다. 인천시와 서울시가 부담금을 거부한 데는 공식적으로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동안 지속적인 부담금 인상에 따른 불만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9∼10월 두 차례에 걸쳐 수계관리위원회 실무위원회에서 물이용부담금 부과안이 부결됐으나 위원회가 이를 무시하고 전년도 수준으로 물이용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어 무효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물이용부담금에 대한 인하요인이 발생했으나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부담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데 불만이 쌓였다.

인천시는 물이용부담금 사용처인 상수원 상류 주민 숫자가 점점 줄어 지원 대상이 감소한데다 상류지역 수질개선 기반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설치 시설도 적어 부담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시와 서울시는 한강수계관리위원회 주체 기관 9곳 중 인천시와 서울시 2곳을 제외한 7곳이 부담금을 쓰는 입장이다 보니 부담금 인하에는 관심이 없다는 주장이다. 또 환경부가 물부담금으로 진행하는 토지매수사업은 이제까지 8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전체 매수 대상 토지의 2%만 구입했을 정도로 방대하다.

인천시와 서울시는 오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변지역 땅만 구입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면 환경부는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오염 가능성이 있는 땅 모두를 구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강수계관리기금 관리처인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인천시와 서울시가 구조 및 사업 개편까지 요구하고 있어 단기간에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강유역환경청은 경기도에서 나오는 물이용부담금의 일부 자금으로 시설의 운영경비 등 필수경비에 사용하는 한편 사업 우선순위를 정해 제한적으로 자금을 배정키로 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인천시와 서울시의 물이용부담금 납부 거부에 따른 한강수계관리기금 부족으로 하수.폐수처리 시설 등의 환경기초시설의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또 1∼2개월 내 인천시와 서울시에서 물이용부담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현재 추진 중인 신규 사업과 주민 지원사업 등도 대부분 중단될 전망이다.

kapso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