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한 30개 정부부처가 5일 공동 발표한 '창조경제 실현계획'의 24개 추진과제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과학 및 정보통신기술(ICT)분야뿐 아니라 교육, 금융 등 다양한 차원에서 종합적인 지원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범부처 차원에서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새롭게 등장한 아이디어 벤처 산업이 '데스밸리(R&D를 통해 창업한 벤처기업들이 초기 자금 부족 등으로 사업화에 실패하거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고난을 겪는 겪는 시기를 비유한 말)'를 넘어 중견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벤처 교육 및 펀드지원 확대 등 투자 환경 생태계를 조성해 지속적인 국가 성장의 근간이 되게 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과 ICT 성장동력 발굴
이번 창조경제 실현계획 추진과제는 과학기술과 ICT라는 씨앗의 싹을 틔우는 것부터 시작한다. 정부는 과학연구자를 비롯해 일반 국민 개개인의 창의적이고 잠재력 높은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 및 사업화로 이뤄질 수 있도록 기초과학기술분야와 ICT를 바탕으로 한 '창조경제의 비타민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기존 산업에 빅데이터와 QR코드, 무선주파수인식(RFID) 등의 기술을 접목해 기계.제조 등 성장한계에 부딪힌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축수산업과 전통시장 등에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 및 에너지 절감형 온실 개발 등의 기술을 접목해 전통산업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롱텀에볼루션(LTE) 기반 지능형 철도시스템과 스마트 자율 주행 도로 등 국토.산업 인프라를 고도화할 계획도 수립했다.
과학분야에서는 유전체 분석.치료기술과 그래핀소자,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전환기술(CCS) 등 바이오.의료, 나노, 환경 등 미래 유망분야의 첨단핵심기술을 지원하고 우주.원자력 분야에서 수출형 중형위성 및 신형원자로, 무인항공기 개발 등을 중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1세기 언어인 소프트웨어(SW) 교육 확대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신산업 창출방안도 모색한다. 정부는 SW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기술개발 정책연구소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보안 전문인력을 오는 2017년까지 5000명 수준으로 양성하고 모바일 보안 기술선점을 통해 세계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방안도 발표했다.
■'교육'과 '금융' 제도 개선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창업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어도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재정이 없으면 국가 먹을거리산업으로 발전하기는 어렵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교육과 금융제도 개선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와 가능성만으로도 자금조달이 가능한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화될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다.
먼저 기존 창업기금의 자금조달 구조를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변경할 계획을 밝혔다. 엔젤투자 활성화와 크라우드 펀딩을 제도화하고 5000억원 규모의 미래창조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또 주식시장과 M&A 관련 규제를 완화해 벤처캐피털 등 민간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아이디어 및 벤처.중기에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저평가된 특허의 시장가치를 확보하고 새로운 산업분야로 육성할 방침도 밝혔다. 정부는 올해 2000억원 규모의 특허투자펀드 조성을 시작으로 향후 특허 및 지식재산권 산업이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력문제에 있어서는 단기적 차원에서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벤처와 중기를 지원하기 위해 '인력공동관리'체계를 마련할 방침을 마련했다. 미래부는 특성화 고등학교 및 전문대, 지자체, 기업이 상호협력할 수 있도록 연계 체제를 구축해 벤처와 중기가 필요한 인력을 사전 조사하고 이에 맞게 교육해 취업과 연계시켜주는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 차원에서 창의적 융합형 인재 양성을 통해 창업문화를 확산시킬 정책도 마련했다. 초.중.고교와 대학에서 융합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기술창업 캠프' 운영 등을 통해 창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방침이다. 취업준비생들의 경우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고 창의적 역량을 개발하도록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벤처.중기 꾸준한 지원
벤처와 중소기업이 창조경제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도 밝혔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홍보와 마케팅 부족으로 초기 판로개척의 어려움을 겪는 벤처와 중기를 위해 산학연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벤처 창업 생태계의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첫 번째 고객이 돼 공공수요를 창출하는 등 직접적인 지원책을 확대하고 간접적으로는 창업 플랫폼 다양화 및 멘토링 강화, 재도전 환경개선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1인 창조기업 육성 지원방침도 밝혔다. 시설과 경영, R&D 분야에서 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대학과 출연연에서 창업을 위한 휴직과 겸직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이들이 실질적인 창업 요람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국내외 인프라도 확충할 계획이다. 정부는 해외진출이 유망한 스타트업 대상으로 글로벌창업지원센터 등 국내거점 인프라를 통해 세계진출 가능성을 진단받게 하고 실리콘밸리와 중국 등 전략적 수출 지역에서 해외 정보기술(IT)지원센터와 코리아벤처창업센터, 재외공관 등을 통해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까지 해외IT지원센터 3개소, 코리아벤처창업센터 1개소를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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