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김기열기자】남자가 여자화장실에 들어가면 건조물 침입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은 건조물 침입죄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죄(강제추행)로 기소된 A씨(24)에게 벌금 500만원 및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A씨는 올해 초 울산시내 한 공원의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빈칸에 숨어있다가 한 여성이 들어오자 몸을 만져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측은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것은 화장실 구조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며, 추행할 목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용변칸의 문을 잠그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여성을 추행할 목적으로 건조물에 침입한 것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단순한 호기심에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여자화장실 관리인의 의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남자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이라며 "이런 의사에 반해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행위는 '건조물 침입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강제추행한 범죄는 나쁘지만 추행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초범인데다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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