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금융권의 중소기업 대출이 늘었지만 우량기업에 편중되는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대해 전문화된 심사역량 강화와 자금지원 확대를 당부했다.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금융권의 중기대출잔액은 15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0조1000억원) 보다 5조3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정책금융기관의 중기대출잔액은 4조70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중기대출이 부진했던 시중은행들은 올해 들어 전년도 보다 대출을 크게 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조억원 수준이었던 것이 올해 1~4월에만 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저금리로 인해 투자처가 부족한 은행들이 상대적 고수익 저위험이 보장되는 우량 중기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금융위는 내다봤다.
금융권의 자금공급 확대 경향,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 등에 기업 체감경기도 다소 호전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체적인 자금사정 개선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우량 중소기업은 은행권의 보수적 대출관행,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 등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6일붙 10일까지 18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중기대출 양극화 실태조사 점검을 진행했다. 그 결과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편중으로 신용등급 매출규모 등에 따른 대출 양극화 현상이 일부 확인됐다.
2009년말~2013년 3월 사이 1~3등급(15조6000억원), 4~5등급(34조1000억원) 기업에 대한 대출은 증가했지만 6등급 이하 기업의 대출은 20조3000억원 감소했다.
또한 이 기간 매출액 60억~300억원 기업에 대한 대출비중이 3.7%포인트 상승한 반면 10억원 미만 영세기업 대출비중은 1.2%포인트 하락했다.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의 양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자금공급의 질도 함께 신경쓸 필요가 있다"며 "기존 담보 보증 위주의 보수적 대출관행에서 탈피해 기업의 창의성 기술성 혁신성 위주로 보다 합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전문화된 심사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부담이 아니라 저금리 시대의 새로운 수익창출 기회"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소기업을 금융권이 함께 가야할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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