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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워킹맘 육아고민 그만하세요”

“육아휴직이 끝나도 남편과 맞벌이하면서 아이 돌보려고요. 회사 인근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오후 9시 30분까지 맡아주니까 야근을 해도 일찍 퇴근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덜하고 일에도 집중할 수 있어요.”

권혜정(33) 씨는 광주광역시 첨단산업단지의 한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육아휴직을 내고 현재 42개월 된 아들과 6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다. 첫째 아이 때는 워킹맘으로 회사에 출퇴근하며 아이를 돌봤지만 둘째가 태어나면서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육아휴직을 낸 것.

권 씨는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주변 어린이집을 다 살펴봤는데 경사로가 높고 계단이 많은 곳이 대다수였다. 그러던 중 발견한 시립 보듬이나눔이 어린이집은 단층으로 구성됐고 모든 곳이 친환경 자재로 만들어져 아이에게 더 좋은 환경을 줄 수 있는 곳이란 판단 하에 입소 신청을 하게 됐다.

◇ 광주 시립 보듬이나눔이어린이집 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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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첨단산업단지 내 맞벌이 가정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광주광역시(시장 강운태)와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 한국산업단지공단은 북구 오룡동 첨단어린이교통공원 내에 시립 보듬이나눔이어린이집(원장 양미자)을 건립하고 5일 오후 어린이집 앞마당에서 개원식을 열었다.

16명 원아의 율동이 섞인 재롱잔치로 막을 연 이날 개원식에는 강운태 광주시장, 조호권 광주시의회 의장, 이정남 광주시 여성청소년가족정책관,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용우 사회본부장, 삼성전자 정광명 광주지원팀장, 기아차 김승철 광주지원실장, LG이노텍 배운교 광주공장 생산2담당, 푸르니보육지원재단 박진재 이사 등 어린이집 건립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강 시장은 “어린이집이 개원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지원이 있었다. 그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이번 어린이집 설립으로 시내 국공립어린이집이 31개소가 됐지만 1244개 전체 어린이집 비율에 비하면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며 “광주의 심장인 이 곳 첨단산단에는 현재 653개소 1만 2000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어 보육수요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린이집은 미래의 희망을 키우고 꿈을 나누는 자리다. 다시 한 번 미래의 희망 등불을 밝혀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 40번째 보듬이나눔이어린이집 탄생

보듬고 나눈다는 뜻의 보듬이나눔이 어린이집은 전경련이 여성인력의 활용 증대와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지자체, 경제계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공동보육사업이다. 삼성전자, 포스코, 효성 등 기업이 자체적으로 낸 기부금으로 어린이집이 없거나 보육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 어린이집을 건립하고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번 광주시립 어린이집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40개소의 어린이집을 건립을 지원했다. 오는 9월 이후 개원을 목표로 인천 남동지역에서 어린이집 건립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해 전경련과 MOU를 체결했던 지자체 12곳(서울 시흥, 금천, 성동, 인천 동구, 서구, 강원 화천, 충남 천안, 경북 경산, 칠곡, 경남 의령, 전북 고창, 전남 보성)에서도 어린이집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40번째로 개원한 광주시 보듬이나눔이어린이집의 탄생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시는 지난 2011년 5월 첨단산단 내 근로자 자녀를 위해 영유아 100여 명 국공립어린이집 건립안을 마련하고 전경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사업에 응모, 한 달 뒤인 6월 사업 추진을 확정했다.

이번 어린이집 건립에는 전경련 5억 원, 한국산업단지공단 2억 원, 광주시 9억 원 등 총 16억 25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시 관계자는 “정부에선 국공립어린이집 신축비용으로 최대 2억 3000만 원까지만 지원하고 있다. 국비, 도비, 시비를 다 합쳐봤자 5~6억 원밖에 되지 않아 부지를 확보하더라도 어린이집을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다”고 말했다. 수년간 동결된 국비지원 문제에 대안이 된 것이 바로 전경련이 진행하는 공동보육사업이었던 것이다.

예산 문제가 해결된 후인 2011년 8월 공원 내 어린이집 건립 인허가를 비롯한 시·도 허가, 시의회나 도시공원심의위원회, 공공디자인위원회의 각종 심의를 거치는 등 행정절차가 이행되고 나서야 공사가 시작됐고, 올해 2월 드디어 공사가 끝났다.

◇ 아이들 안전에 초점 맞춘 최고 수준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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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탄생한 어린이집이다 보니 마감재 하나하나 꼼꼼히 따졌다는 것이 설계와 시공을 맡은 푸르니보육지원재단 측의 설명이다. 재단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옥외 놀이터를 제외한 순수 건축물 211평 규모를 설계할 때 공원의 이미지를 살리면서 아이들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

먼저 모든 마감재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일반건축물과 차별성을 뒀고 바닥재도 10년 이상 유지관리 되는 제품을 선택했다. 또 부딪혀도 안전하게끔 모든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고 창밖으로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창호를 높게 설치했으며 아이들 눈높이에서 밖을 볼 수 있게끔 하단 부분에 창문을 설치했다.

이어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콘센트는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설치했다. 또 거의 모든 보육실마다 화장실을 설치하고 화장실 바닥에는 난방을 가동하는 한편 물을 밟고 넘어지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시설을 갖췄다. 일부 보육실은 천창이 열리게끔 하는 등 채광과 환기에도 신경을 썼다.

특히 시에서는 어린이집 사고에 대비해 지역 내 어린이집 1244곳 전체를 어린이집안전공제회 단체보험에 가입시켰다. 보듬이나눔이 어린이집도 이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물론 영유아 생명, 신체피해, 돌연사 증후군 발생 시 보장받을 수 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식단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리 계획된 식단에 따라 다양한 식품을 균형 있게 사용해 오전·오후 간식과 점심을 제공하고 있는데, 특히 조리사가 영유아 1일 에너지 및 단백질 권장량의 약 45%를 충족하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아동학대 문제 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부모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CCTV도 설치했다. 양미자 보듬이나눔이 어린이집 원장은 “최근 불거진 여러 아동학대 사건으로 부모들에게 안심을 줄 수 있도록 원장실을 제외한 모든 방에 CCTV를 설치했다”며 “점심시간에 잠깐 들린 부모들이 바깥에서 건물 유리창을 통해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열린 공간도 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이집의 운영시간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이지만 첨단산단 특성상 밤늦게까지 일하는 부모들을 위해 9시 30분까지 시간연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양 원장은 “아이들을 오후 2시 30분과 5시 30분 두 차례 귀가시키고 있는데 오후 7시 30분까지 원에 있는 아이가 대다수”라면서 “만 3세 아이들 중 일부 부모도 시간연장 프로그램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현재 보듬이나눔이 어린이집은 영아반인 ▲잎새반(0~12개월) ▲새싹1, 2반(13~24개월) ▲풀잎1, 2반(25~36개월) 유아반인 ▲샘물반(만 3세) ▲해솔반(만 4세)으로 총 7개 보육실을 갖췄고 55명의 영유아를 보육하고 있다. 만 3세를 대상으로 하는 산들반과 만 5세를 대상으로 하는 가온반은 보육실은 마련됐지만 아직 원아가 입소하지 않아 운영 대기 중이다.

양 원장은 “어린이집 입소 1순위는 산단 내 맞벌이 가정, 차상위 계층, 다문화가정이지만 주변지역 일반 가정도 입학이 가능하다. 최근 첨단2지구 입주가 시작되면서 문의가 늘어나 대기자

만 50명에 달해 정원인 100명을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전경련, 2016년까지 어린이집 100개소 설립 목표

전경련 이용우 사회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출산율 1.3명에 불과한 저출산 국가인 원인은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번 어린이집은 워킹맘들이 많은 산업단지에 위치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아이들의 보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까지 보듬이나눔이어린이집 100개소를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는 9월 지자체로부터 어린이집 건립사업 신청 접수를 받을 계획인데,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선 지자체 측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경련 측의 설명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어린이집 건립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굉장히 높다.
단 사업에 신청하기 위해선 어린이집 용지나 건물이 확보돼 있어야 하고 근처 취업모나 보육수요가 많아야 한다. 또 어린이집 설치 후 지속적인 운영지원을 할 수 있는 지자체라면 지원 가능하다. 전문가들의 실제 탐방 후 심사 여부가 결정된다”고 전했다.

/wedding@fnnews.com 파이낸셜뉴스 웨딩뉴스팀 정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