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몸에서 줄기세포를 분리·배양해 만든 '자가유래 줄기세포치료제'도 임상실험을 통과해야 하도록 규정한 약사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인 박모씨와 진행성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이모씨, 줄기세포 치료제 제조사인 RNL바이오 등이 구 약사법 제31조 8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 같이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박씨와 이씨는 "자가유래 줄기세포 치료제의 경우 부작용이 적고 안전성이 입증됐는데도 약사법이 불필요한 임상시험 성적서를 요구해 치료받을 기회가 박탈됐다"면서 "인간의 존업성, 행복추구권, 보건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RNL바이오는 같은 이유에서 평등권과 직업의 자유, 재산권, 경제활동의 자유를 침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헌재는 RNL바이오의 청구에 대해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 확보라는 공익이 매우 크고 중대한 반면 청구인 회사가 입는 불이익은 경제적인 것에 불과해 중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또 "자기유래 세포치료제가 면역거부반응이 적기는 하지만 체외에서 조작·배양하는 과정 상 부작용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고, 치료효과를 확인해야 한다"며 "임상시험 성적서를 제출하도록 한 조항은 필요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라고 판시했다.
헌재는 박씨와 이씨 등 난치병 환자들이 낸 헌법소원에 대해서는 "해당법률이 의약품 공급·판매자를 규율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자기관련성이 없다"며 각하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중대한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임상시험의 피험자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도 있다"고 밝혔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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