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3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현안과 관련, 여야 의원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과 고등학교 현대사 교과서 편향문제에 대한 현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특히 대정부질문 초반, 1979년 10·26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는 6억원이 거론되며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교과서 문제와 관련, 여야 공방은 '이념 갈등'으로 전개되는 양상도 보였다.
■朴 대통령 6억원 놓고 '고성'
민주당은 '전두환 전 대통령 등 불법재산 환수 특위' 첫 회의를 가진 데 이어 본회의에서도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전 전 대통령 가족의 재산을 철저히 조사해 강제 집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전 전 대통령 자녀의 재산을 모두 합치면 1000억원이 넘는다"며 "국회에서 조사를 요구했는데도 검찰은 움직이지 않으니 국민이 검찰을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전 전 대통령 장남 재국씨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역외탈세 문제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질의하던 중 박 대통령이 6억원을 사회환원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적하며 "당시의 6억원은 현재 가치로 32억9000만원에 달하는데 박 대통령의 재산은 26억원으로 신고돼 있다"며 "박 대통령이 총재산으로도 못 갚는 돈을 갚겠다고 했는데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주장했다.
정 총리는 안 의원의 추궁이 이어지자 "6억원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6억원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총리는 이어 "일방적으로 계산해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언성을 높였다. 두 사람의 공방이 이어지자 여당 의원석에서 "일개 국회의원이 재판까지 하려고 한다"며 고성이 나왔다.
■한국사 교과서 이념공방
최근 보수성향 학자들이 집필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검정통과 문제로 학계에 불붙었던 논쟁이 국회로 번지는 양상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좌편향 교과서부터 조치해야 한다"며 야당과 진보진영에 날을 세웠고, 민주당은 "박근혜정부가 보수 세력의 역사왜곡 행태를 묵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최근 검정 심의를 통과한 교과서를 놓고 '극우 교과서'라는 루머가 유포되고, 전교조는 불매운동을 벌일 태세"라며 "여기에 야당까지 나서서 해당 교과서를 '왜곡 교과서'로 낙인 찍으려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로 반(反)민주 세력의 역사 왜곡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역사 논쟁이 불거지면 박근혜정부 임기 내내 극심한 분열과 갈등만 생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부분의 중학교 역사교과서는 5·18 당시 계엄군이 시민군을 향해 발포한 사실을 게재하지 않고, 고교 교과서들은 12·12 군사쿠데타를 12·12사태로만 표기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런 역사 왜곡에 적극적으로 사실 관계를 밝혀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런 방조가 최근 '일베'와 일부 종편의 5·18 왜곡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야는 일본의 역사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고 청소년의 역사인식 강화를 위해 한국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한국사 수능 과목 지정 필요성을 주장하며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역사재단을 지원하고 젊은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섭 의원도 "왜 수학·과학·영어 대신 국사가 빠져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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