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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스노든 사건 대미공세 시사...환구시보, 미국의 해킹 해명 요구



【 베이징=차상근특파원】 중국 정부가 미국 정부의 해킹을 폭로한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신병 처리 문제를 '주시'하겠다는 견해를 밝혀 대미 공세 가능성을 시사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스노든의 신병 인도를 요청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물음에 "우리는 계속 사건의 진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수년간 해킹을 자행해왔다는 스노든의 폭로와 관련, 화 대변인은 "최근 사태는 중국이 인터넷 해킹 공격의 최대 피해국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현재 인터넷 공간은 전쟁과 패권이 아닌 규칙 제정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중·미 전략대화의 틀 안에서 미국과 관련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할 것"이라고 말해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에 해킹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인민일보사가 발행하는 국제시사 전문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프리즘 게이트, 미국은 세계 누리꾼들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미국이 스노든의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을 때 중국이 순순히 응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폈다.

환구시보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직전인 1996년에 미국과 맺은 범죄인 인도 조약에는 '중국의 핵심 공공 이익과 정책에 영향을 끼칠 경우' 중국 중앙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문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중국의 일부인 홍콩특별행정구는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사법권을 포함한 고도의 자치권을 누린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홍콩기본법에 따라 외교, 국방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판단하면 사건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

환구시보는 "최근 미국은 피해자처럼 중국의 해킹 공격을 비난했지만 많은 이런 행동이 미국의 인터넷 전쟁 엄호 수단이라고 여겼다"며 "스노든의 폭로는 이것이 훨씬 전부터 시작됐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미국은 줄곧 자국을 도덕적으로 높은 곳에 올려놓고 다른 이를 비난했다"며 "우리는 미국의 위선의 일면을 분명히 바라봐야 한다"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개인 정보 수집 시스템인 '프리즘'을 가동한 것이 테러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미국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타국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들여다볼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정부나 인민일보, 신화통신 같은 관영 매체가 직접 나서기 부담스러운 민감한 국제 문제에서 중국의 '속내'를 드러내는 역할을 종종 하는 신문으로 평가받는다.csk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