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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잃어버린 가족 찾기로 분주한 경찰청 182센터

[현장르포] 잃어버린 가족 찾기로 분주한 경찰청 182센터
파이낸셜뉴스와 잃어버린 가족찾기 공동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경찰청 182센터는 실종신고가 접수되는 동시 실시간으로 전국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 경찰서 등에 실종자의 기본정보를 공유하면서 조기에 실종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182센터에서 직원들이 실종자 찾기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파이낸셜뉴스와 공동으로 '잃어버린 가족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서울 갈월동 경찰청 182 실종아동찾기 센터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이 실종됐다'는 신고전화로 하루가 시작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청 182센터는 실종된 아동의 기본 인적사항을 토대로 '지문 등 사전등록'이 돼 있는지 확인하고 실종아동의 인상착의, 특징 등을 기재해 실종아동 프로파일링시스템에 등록했다.

실종아동의 기본정보가 프로파일링시스템에 등록되자 실종사건에 대응하는 직원인 '추적관'은 즉시 전국 일선 지구대 및 파출소, 경찰서 등에 전파하고 아동이 실종된 관할 경찰서에 위치추적 등에 대해 수색 및 수사 등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 182센터 왕기원 3팀장은 기자에게 "방금 지적장애아동을 둔 부모로부터 아동과 함께 보건소 들렀다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아이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시간이 지나면 실종아동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신속한 추적이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홍용연 182센터장(경감)은 "최근에는 위치추적시스템 등 각종 기술의 발달로 신고 접수된 아동 발견율은 99.99% 수준"이라며 "어제 하루 동안 19건을 추적해 13명의 아동을 찾았고 나머지도 현재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홍 센터장은 "실종신고가 접수되는 동시 실시간으로 전국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 경찰서 등에 해당 아동의 기본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82센터 관계자들은 다만 일사불란한 신고접수 및 처리과정에서 허위 신고자 또는 장난전화 등으로 모욕적인 욕설을 들을 때 때로는 허탈감에 빠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기자는 이날 오전 182센터에 근무하는 '가족찾기의 달인' 이건수 경위와 태어난 지 100일 만에 어머니와 헤어진 김모씨(20) 가족 상봉을 위해 서울 신길동으로 향했다. 김씨는 최근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생후 100일도 안된 자신을 안고 있는 여성의 사진을 발견하면서 어머니 존재를 알게됐고 어머니를 찾기 위해 182센터의 문을 두드렸다는 것이다. 이 경위는 김씨의 아버지와 관련된 자료를 토대로 프로파일링 및 경찰청 온라인 조회시스템 등을 검색해 김씨의 어머니와 외삼촌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이 경위와 취재진은 어머니로 추정되는 이 여성의 자택을 방문, 초인종을 눌렀다. 하지만 취재진의 예상과 달리 '누구세요'라는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자 이 경위는 '집을 잘못 찾아온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 이 경위는 "김씨의 어머니는 현재 다른 가정을 꾸려 살고 있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를 위해 직접 만나 아들 김씨의 소식을 전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김씨의 외삼촌과의 통화를 시도했다. 김씨의 외삼촌과 통화를 한 이 경위는 바로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외삼촌을 확인했고 어머니도 꼭 만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전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김씨의 목소리가 상당히 격앙돼 있었다.
이 경위는 "김씨가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어머니를 곤란하게 할 생각도, 원망도 전혀 없으며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을 했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이 경위는 "이번 건의 경우 김씨가 어머니의 이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찾기가 쉬웠지만 대개의 경우 부모의 이름은 고사하고 자신의 본명조차 모를 때가 많다"며 "그럴 땐 프로파일링 시스템도 소용없어서 직접 발로 뛰거나 오랜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이다해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