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이 잇단 전산사고에 이어 최근에는 1만여건의 고객정보가 한꺼번에 유출될 뻔 한 사건이 발생,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들어갔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경상북도내 A지점은 지난 15일 보관 중인 고객 관련 전표 뭉치를 파쇄업체가 아닌 지인에게 파쇄를 맡겼다가 적발됐다. 다행히 지점장의 지인은 정보회사에 고객정보를 팔지 않고, 파쇄업자에게 팔아 실제 고객 정보 유출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고객 정보 관련 서류의 경우, 보관 기간이 지난 뒤 위탁계약을 체결한 파쇄업체를 이용해야 하는 규정을 어겼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파쇄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은 인정하지만 비용을 아끼려고 했던 것이지 정보 유출이나 경비 유용 등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지난 11일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지 불과 4일 만에 발생한 사건이어서 신충식 농협은행장도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이번 뿐만 아니라 잇따라 전산사고가 발생하는 등 물의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임 회장은 취임식에서 업무 파악 이후 계열사 인사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의 문제점을 보고받고 해당 지점을 대상으로 고객 서류 보관 실태 등 이번 사건의 전말을 검사 중이다. 지난 3월 북한 해킹 사고에 이어 이번 고객 관련 서류보관 규정 위반을 계기로 농협은행은 '기관 경고' 등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예상된다. 농협은행은 지난 2011년에도 해킹 사고로 대규모 전산 장애를 일으킨 바 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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