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지난해 10월 개교한 국제학교 브랭섬홀아시아(Branksome Hall Asia). 유치원생부터 초·중·고교생 대상으로 운영되는 이 국제학교에선 최근 첫 여름방학을 앞두고 재학생들이 직접 영어로 꾸민 문화예술 공연이 열렸다. 외국인 교사의 지도 로 브랭섬홀아시아 학생들은 브로드웨이의 원어민 배우들처럼 멋진 연극과 노래를 선보였다.
공연장 주변에는 대형 갤러리에 걸어놔도 손색이 없을 법한 학생들의 미술 작품이 전시돼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브랭섬홀아시아의 교육은 입시에 찌든 한국 내 일선 초·중·고등학교와는 전혀 다른 자유분방한 학업 분위기를 보여준다. 점수와 시험이 아닌 학생들의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키워주는 것이 브랭섬홀아시아의 주된 교육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100% 영어로 원어민에 의해 서구식 교육시스템이 이뤄지는 것은 기본이다. 브랭섬홀아시아 재학생들은 대부분 검은 머리지만 교장과 교사들만 서양인들이어서 마치 '홍콩 속 외국인 학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이번 예능 발표회가 열린 학교에는 소황제로 불리는 중국인 자녀들이 대거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방문해 국제학교의 면모를 보여줬다.
■개교 1년 만에 빠른 정착
4일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따르면 110년 전통을 지닌 캐나다 최고의 명문 여자 사립학교 브랭섬홀의 유일한 해외 자매학교인 제주도 소재 브랭섬홀아시아가 개교 1년도 되지 않아서 빠른 정착을 하고 있다. 브랭섬홀아시아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자회사인 해울이 설립·운영하는 곳으로 사립학교로는 NLCS제주에 이어 두번째다. 이들 국제학교가 들어서면서 2년 전만 해도 황무지에 불과했던 제주영어교육도시는 최근 '제주도 내 강남'이라고 불리며 교육열이 뜨거운 곳으로 변모했다는 게 주변 주민들의 이야기다.
브랭섬홀아시아 재학생들은 한국의 입시교육에서 벗어나 캐나다 본교와 똑같은 교육을 받고 있다. 글렌 라도이코브치 교장은 "브랭섬홀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한국 제주도에만 자매학교를 두고 있다"며 "우수한 한국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중국인 학생들도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부부 교사들이 많아서 제주도에서 정착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 대학캠퍼스 능가
9만5000㎡ 부지에 들어선 브랭섬홀아시아는 외국의 대학 캠퍼스에 못지않는 웅장한 교육시설을 갖춰 제8회 대한민국 토목.건축기술대상 최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학습관, 공연장, 기숙사, 체육관, 대강당 등 연면적 6만9604㎡, 건축면적 3만2436㎡ 규모로 조성됐다. 게다가 개교 1년도 되지 않아 국제적 교육인증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DP(디플로마)를 취득, IB 월드스쿨로 등록돼 국제학교로서 위상이 높아졌다. 개교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IB DP를 인증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IB DP는 미국 아이비리그 등 해외 명문 대학들이 학생 선발 시 우선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IB 프로그램을 이수한 브랭섬홀 캐나다의 경우 2011년 졸업생 98%가 대학 입학 시 장학금을 받고 졸업생 전원이 지원 1순위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SAT를 통하지 않고 IB 프로그램만으로 해외 유명대학에 입학이 가능하다는 게 브랭섬홀아시아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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