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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무상양여도 과밀부담금 대상”

기업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건물을 신축하면서 건물 일부를 공공기관에 '무상양여'(무상 제공) 했더라도 건물 전체에 대해 과밀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과밀부담금은 수도권의 과밀을 억제하기 위해 과밀억제권역내 일정규모 이상 인구집중 유발시설 중 업무용 및 상업용(판매용) 건축물, 공공 청사,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 등을 신·증축할 때 부과되는 부담금으로 표준건축비의 5∼10%를 부과한다.

■"과밀부담금 면제 기부채납 한정"

다만 과밀부담금은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정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부담금이 감면돼 왔다.

무상양여는 국유재산법상 국가나 지자체에 직접적으로 증여하는 '기부채납'과 달리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공공기관에 증여하는 개념으로 과밀부담금 감면대상이 아니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윤인성 부장판사)는 국내 최초의 패션 아웃렛인 M사가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무상으로 제공한 면적까지 포함해 7억원의 과밀부담금을 더 부과한 것은 잘못됐다"며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서울 가산동에 지하 4층∼지상 13층 규모의 아울렛 매장을 신축하고 이 건물 9층과 10층 일부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5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을 했다.


■"공공기관 무상양여는 대상 아냐"

하지만 서울시가 해당 건물 전체에 대해 과밀부담금으로 60억원을 부과하자 이 회사는 "공단에 무상으로 양여한 시설에 대해서는 국가에 대한 기부채납과 마찬가지로 과밀부담금이 감면돼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은 부담금 감면대상을 국가나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것으로 한정해 규정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에 무상양여하는 경우까지 부담금 감면이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해당시설은 국가 업무를 위탁.수행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측에 제공한 것으로 부담금 부과로 인한 공익상의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 반면 사익 침해는 중대한 만큼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원고 주장에 대해서도 "인구집중유발 시설 건축자에 대한 부담금 부과로 달성되는 공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