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에 거주하는 홍 모씨(68·여)는 퇴행성관절염에 따른 만성 무릎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걷기 운동이 무릎 퇴행성관절염에 좋다는 말을 듣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걸어다녔다.
어느 날 갑자기 오른쪽 무릎이 붓고 아파와 근처 정형외과에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결과 반월상연골파열 및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권유받았으나 수술 후유증이 부담돼 다른 정형외과를 방문했다. 이 곳에서는 관절내시경 연골파열 부위 절제수술을 권유했으나 남아 있는 연골을 제거한다는 말에 또다시 꺼려졌다. 다른 비수술적 치료 방법을 찾던 중 줄기세포 연골재생 시술을 받고 현재는 무릎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무릎 반월상연골파열, 퇴행성관절염, 슬개골 연골연화증 등으로 무릎 관절내시경 수술이 증가하고 있다. 이 수술은 반월상연골판 연골파열 부위나 다른 손상된 연골 부위를 잘라내는 수술적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손상된 반월상연골판 연골부위를 절제하면 퇴행성관절염이 조기에 발생하거나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관절이 노화되고 연골이 닳아 없어져 무릎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연골이 마모되기 전 관절내시경 수술을 통해 손상된 연골을 절제하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무릎 반월상연골파열에 대한 치료는 반월상연골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무릎통증을 완화하고 무릎 기능을 유지하는 게 목적이다. 무릎 반월상연골은 무릎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관절뼈와 연골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관절의 윤활 작용도 돕는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물리치료와 소염제만으로 무릎 반월상연골파열 부분이 안정되고 잠기는(locking) 증상이 사라진다면 굳이 관절내시경 연골 절제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다"며 "반월상연골판 연골절제 수술을 하는 경우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부위만 절제하는 게 좋다"고 권유했다.
무릎 반월상연골파열 초기에는 소염·진통제로 증상을 완화하고 인대근육을 강화시키면서 치료한다. 증상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환자의 복부 등에서 추출한 지방줄기세포에 히알루론산, 혈소판풍부혈장(PRP)을 혼합한 치료제로 연골재생치료를 시행한다. 이 치료는 파열된 연골 부위를 제거하지 않고 비수술적 방법으로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킨다. 다른 보존적 치료보다 효과가 좋고 퇴행성관절염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서울 청담동 스템스클리닉 박재우 원장은 "지방줄기세포·PRP·히알루론산 혼합 치료제는 퇴행성관절염이 동반된 반월상연골파열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두 질환에 대한 치료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월상연골파열의 경우 먼저 물리치료와 진통·소염제로 증상을 완화시키며 그래도 무릎통증이 지속된다면 지방줄기세포·PRP·히알루론산 혼합 치료제를 이용한 연골재생치료로 손상된 연골을 보존하고 무릎통증을 완화하며 무릎관절 기능을 다시 찾는 시도를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미국 남가주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통증의학 전문의와 노인의학 세부전공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미국에서 수련한 방식으로 국내에서 지방줄기세포를 이식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방줄기세포·PRP 혼합치료의 효과를 2011년에는 영국의 국제적 의학지 '저널 오브 메디컬 케이스 리포트 (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 2012년에는 미국의 SCI급 의학학술지인 '페인 피지션 (Pain Physician)', 올해에는 미국 SCI급 의학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논문 형태로 게재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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