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앤젤레스=강일선 특파원】 최근 사모펀드들이 보유한 기업들의 부채 상환이 급증세를 보이면서 향후 자금조달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 경우 사모펀드들이 보유한 기업들이 과중한 부채로 인해 파산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공급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캐피털 IQ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사모펀드 보유 기업들이 사모펀드에 배당금을 지불하기 위해 조달한 신규대출과 채권발행액이 474억달러(약 53조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2%나 급증한 것이며 사상 최대 규모다.
기업 인수 업체는 현금과 채권으로 회사를 사들이며 인수된 회사는 인수자에게 수익을 배분한다. 또 사모펀드가 소유한 기업들은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부채를 늘리게 된다. 이들 기업이 지급하는 보상은 연기금과 부유층 가족, 회사 임원 등 인수업체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반면 기업들의 현금흐름은 악화되고 자산건전성도 낮아지게 된다.
최근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투자서비스 연구보고서를 보면 유상증자를 통한 부채증가는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도를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치키스 & 윌리 캐피털의 고수익 채권펀드매니저 래이 케네디는 "배당은 홈에퀴티 론에서 돈을 빼내어 휴가 가는데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배당 거래가 늘어난 시기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조치의 축소를 시사한 지난 5~6월로 소급된다. 당시 시중금리가 급상승하자 배당거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S&P 데이터를 보면 사모펀드 소유 기업들이 지난달 판매한 채권 가운데 60%는 주주들에게 배당을 지불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올해 평균치 14%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배당 지급을 위해 채권을 남발하면서 신규 채권들의 신용도가 추락하고 있다. 신용평가 회사인 S&P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배당 채권들의 절반 이상이 가장 낮은 트리플C (CCC) 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의 11%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ki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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