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전력위기가 논의되는 가운데 태양광 에너지와 수소 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청정에너지인 태양광을 열에너지로 전환해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제로에너지솔라하우스' 기술도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이번 주 전력 수급이 올해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존 화석에너지 중심의 발전 방식과 송전망 문제가 폭염과 전력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대안으로 태양광 에너지와 수소 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화석에너지 중심 체제를 당장 대체하기에는 무리지만 탄소 배출이 적어 지구 온난화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장점과 향후 고갈될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미래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전망이다.
■태양광 에너지 급부상
11일 현재 신재생에너지자원으로 일컫는 5대 에너지는 풍력, 태양광, 수력, 바이오매스, 지열에너지이다. 수력과 풍력을 이용한 발전은 과거에도 이뤄져 왔으나 발전시설을 구축하는 데 있어 입지에 제한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언제 어느 곳에서나 구축이 가능하면서 청정한 태양에너지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태양은 풍력에 이어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대기업과 대형발전사, 지자체까지 미래성장산업으로 태양광발전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과거 태양광을 활용한 전지 등 발전 기술은 단위 면적당 에너지 변환효율이 낮아 발전에 있어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등 상용화에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거듭된 연구 끝에 에너지 변환효율이 높은 'CIGS 박막태양전지' 등이 개발되면서 태양광 발전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얇은 막 형태의 유리나 플라스틱 기판 위에 구리와 인듐, 갈륨, 셀레늄 등을 증착해 만든 CIGS 박막태양전지는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효율이 박막형 태양전지 중 가장 높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에기연) 태양광에너지연구단에 따르면 현재 CIGS 박막태양전지는 KAIST, LG이노텍과 공동연구를 통해 에너지 변환효율 20%를 달성했으며 현재 삼성SDI, LG이노텍,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등 기업에서 상용화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것 외에도 열에너지로 전환해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제로에너지솔라하우스' 기술도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에기연은 고단열 및 고성능창호, 환기열 회수장치 등 건물에너지 저감기술에 자연형 태양열시스템과 같은 패시브 기술, 태양열 난방 및 급탕시스템, 지열히트펌프시스템, 태양광발전시스템 등 재생에너지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적용한 제로에너지솔라하우스를 개발했다. 이 주택은 냉난방 및 급탕 부하 전체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태양열+지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현재 한화건설에 기술이전이 돼 전북 고창군에 29채의 제로에너지솔라하우스가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연료, 전력위기 대안
전력 다소비업체 및 가정에서 에너지를 자체 공급할 수 있는 자가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도 전력위기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에너지기술은 물, 유기물, 화석연료 등의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분리·생산해 이용하는 기술로 세계적인 수소인프라 확충 및 연료전지 기술개발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도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수립된 수소경제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40년까지 연료전지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5%까지 확대하고 최종에너지 중 15%를 수소로 대체하는 등 수소경제 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차량용과 발전용으로 나눠진다. 이 가운데 발전용은 '가정용 모니터링 사업'을 통해 지난 2007년부터 1㎾(킬로와트)급 발전시스템 210여대가 설치됐으며 향후 2020년까지 총 10만대의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을 국내 일반 가정에 보급할 계획이다. 또 포스코에너지와 서울시는 공동으로 2.4㎿(메가와트)급 발전소를 건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가 2009년부터 추진 중인 '그린홈 보급사업'에 따라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의 국내 시장 규모를 예측해보면 2020년을 기준으로 56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하이스코 등 국내 기업들은 5㎾급, 10㎾급 건물용 상업용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개발에도 적극 나서는 등 고내구성 저가 건물용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확보를 통해 선진국과의 본격적인 기술경쟁 돌입에 들어갔다.
■'신재생에너지자원지도' 구축해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 박차
정부는 5대 신재생에너지자원의 효율적인 개발과 활용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지도'를 만드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에기연이 2009년부터 시작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지도 구축사업은 지역별로 효율이 가장 높은 에너지 자원이 어떤 것인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기연은 지리정보시스템(Geograpgic Information System)을 활용해 태양·풍력·수력·바이오매스·지열에너지 등 138종의 자원지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잠재량 및 최적지 평가기술을 개발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의 기초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자원지도는 향후 국가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등 국가계획 및 신규사업 평가의 핵심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에기연은 현재 우크라이나와 쿠웨이트, 태국 등 해외 신재생에너지 국가전략 수립 자문을 하며 해외 신재생에너지자원 평가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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