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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장 빼기’ 수법 달러 등 훔친 외국인 커플 구속

환전을 가장해 수백만원 상당의 달러와 엔화 등을 훔친 혐의로 20대 외국인 커플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터키인 B씨(28·여)와 이란인 D씨(28)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5일 새벽 4시 15분께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환전소에서 돈을 바꾸던 중 특정 일련번호의 지폐를 찾는 척하며 엔화 13만5000엔(한화 149만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 3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23만원 상당의 외화를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환전소에서 고액의 달러를 소액 달러나 엔화로 환전하면서 지폐 일련번호에 특정 문양이 그려져 있거나 일련번호가 특정 영문자로 시작하는 '행운의 지폐'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환전소 직원은 소지하던 지폐뭉치를 뒤졌지만 쉽게 찾지 못했고 B씨는 "내가 직접 찾아보겠다"며 직원으로부터 지폐 뭉치를 건네받았다.

B씨는 직원을 안심시키기 위해 팔을 앞으로 뻗어 직원 눈앞에서 지폐를 넘겨가며 자신이 원하는 지폐를 찾는 척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폐뭉치 밑단의 지폐를 하나둘씩 빼내 옆에 올려둔 자신의 장지갑 밑에 숨겨두었다가 이내 어깨에 멘 가방에 옮겨 담았다는 것이다.


범행은 환전소 직원이 빤히 지켜보는 앞에서 벌어졌지만 손놀림이 워낙 빠르고 자연스러워 직원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환전하다 실수로 돈이 가방에 딸려 들어온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손놀림이 너무 빨라 CC(폐쇄회로)TV로 여러 번 확인해도 쉽게 알아보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