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거리에서 행인들에게 비비탄 총을 쏘고 달아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주한미군 C.로페즈 하사(26)에 대해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환수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의 행위는 한국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키고, 양국 간 신뢰에 금이 가게 한 행동으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이어 "눈에 유리조각이 들어가 앞에 있는 사람이 경찰관인지 알아보지 못했다는 피고인 주장은 시속 100km가 넘는 빠른 속도로 이태원에서 자양동 등으로 장시간 운전한 사실로 미뤄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있고 피해자들과 꼭 합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로페즈 하사는 최후진술을 통해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으며 한국 국민의 신뢰를 저버려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로페즈 하사와 함께 불구속 기소된 F 상병(22·여)에 대해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 달 13일에 열린다.
앞서 로페즈 하사 등은 지난 3월 서울 이태원 거리에서 사람들을 향해 비비탄총 10여발을 난사하고, 경찰 검문에 불응한 채 달아나면서 추격전을 벌이다 10여㎞ 떨어진 자양동 막다른 골목에서 경찰관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로 기소됐다.
이후 법무부는 주한미군 주둔지위협정(SOFA)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미군에 '호의적 구금인도'를 요청했으며 지난 4월 우리측에 신병이 인도된 로페즈 하사는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채 재판을 받아왔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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