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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동남아 3개국 통화 전망 하향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23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3개국 신흥시장 통화가치 전망을 하향조정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말레이시아 링깃, 태국 바트,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 3개국 통화의 3개월, 6개월, 12개월 전망을 각각 낮췄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현재 달러당 1만830루피아에서 1년 뒤에는 가치가 9% 더 떨어진 1만1800루피아를 기록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내다봤다. 당초 전망치는 1만500루피아였다.

루피아는 이날 4년여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해 올들어 달러에 대해 12% 급락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QE) 축소 예상과 함께 앞으로 수개월간 (인도네시아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특히 루피아에 대한 (가치) 하락 압력은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남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의 물가상승률은 7월 중 8.61%로 4년 반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물가가 뛰고 있다.

이때문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뱅크 인도네시아(BI))은 올들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높인 6.5%로 끌어올려 아시아 중앙은행 가운데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에 나섰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통화가치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루피아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BI가 루피아 하락을 막기 위해 9월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겠지만 이걸로는 충분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이 통화가치 안정을 이끌어낼 수 있겠지만 급속한 금리인상이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데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도 앞두고 있어 정책 담당자들(의 정책대응)은 계속 제한받게 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루피아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과감한 금리인상이 필요하지만 여러 제약 요인들로 인해 이를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말레이시아 링깃이 석달 뒤 달러당 3.4링깃으로 이전 전망치 3.2링깃보다 가치가 하락해, 지금보다 3.4% 평가절하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태국 바트는 1년 뒤 달러당 32바트로 이전 전망보다 4%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링깃은 22일 달러당 3.31링깃으로 3년여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고, 바트 역시 달러당 31.89바트에 거래돼 올들어 4% 하락한 상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