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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국회주변 철통경비, 의원 ‘최루탄 수색’ 소동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4일 국회 주위는 진보당 지지자들의 돌발행동을 우려한 경찰의 경비로 오전부터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평소보다 강화된 출입증 검사 등 경찰의 검문이 진행됐지만 200여명의 지지자가 속속 국회에 집결하며 항의집회가 진행됐다.

오전에 국회 본청 앞에서 집회를 한 진보당 의원과 당원들은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가 시작하기 30여분 전부터 다시 모여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정희 대표가 민주당과 정의당을 향해 "진보당이 위기에 처하자 혼자만 살겠다고 한다"며 비난하자 당원들이 환호하며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집회를 마치고 이 의원을 비롯한 진보당 소속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회의장 앞 중앙현관(로텐더홀)까지 따라온 지지자들은 "의원님 힘내십쇼"라며 소리치며 '체포동의안 결사 반대' '내란음모 조작 국정원 해체'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이들이 흔든 피켓으로 인해 본회의장 앞이 잠깐 술렁이기도 했다. 김재연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들어 보이며 항의하기 위해 피켓을 가지고 입장하던 것을 국회 경위들이 저지하며 마찰이 생긴 것. 김 의원 한 명을 5~6명의 경위가 에워싸자 같은 당 김미희 의원이 나와 항의하는 등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김 의원이 경위들 머리 위로 피켓을 던지며 '패스'를 시도했지만 경위들 손에 막혀 실패로 끝났다. 반면 김선동 의원은 "질의에 사용할 것"이라며 외투 속에 감추고 들어가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다.

의원들에 대한 국회 경위들의 검문은 난데없이 민주당 김현 의원에게 불똥이 튀기도 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김현 의원이 손에 든 가방을 문제 삼으며 "안에 최루탄이 들어있을 수 있다"고 하자 경위들이 김 의원에게 확인을 요청하며 가방을 회의장 밖에 보관할 것을 권유한 것.

이에 김 의원이 격노하자 주위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은 "여성 의원들 가방 다 검사할 거냐"며 거세게 항의하며 한때 소란이 일었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까지 나서 중재해 일단락됐지만 김 의원은 "말도 안 된다"며 쉽게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날 이석기 의원 체포안 처리에 참여한 여야 의원들은 회의장 앞에 대기 중인 취재진의 질문에도 말을 아끼거나 기자들을 피해 옆문으로 입장했다. 문재인 의원은 강창희 국회의장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진입했고, 안철수 의원은 중앙계단으로 올라오자마자 옆문으로 들어가며 취재진을 피했다. 안 의원을 기다리던 취재진은 뒤늦게 옆문으로 들어간 사실을 전해 듣자 허탈해하기도 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