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선동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공안당국은 이르면 9일부터 이른바 '혁명조직(RO) 모임'에 참석한 조직원들을 소환하기 시작할 방침이다. RO 모임은 지난 5월 이 의원이 산악회 모임을 가장해 조직원 1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마포의 모 종교시설에서 가진 비밀회합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전쟁이 임박했다"며 "정치·군사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 "전쟁을 맞받아치자"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결국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북한을 돕기 위해 남한 내에서 소요 등을 일으키자'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커 논란을 빚고 있다.
국정원은 이 모임에 참석한 조직원 가운데 80여명의 신원을 파악하고 순차적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과 김미희 의원이 이 모임에 참석한 정황을 포착하고 소환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국정원은 내부제보자 2∼3명의 지원을 받아 문제의 RO모임에 대해 감청은 물론 채증작업으로 참석자에 대한 신원확인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정원은 지난달 28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추가 증거 확보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과 공안당국 일각에서는 당초 이 의원 등에게 적용된 내란음모.선동 혐의가 법정에서 인정되지 않을 것을 대비해 형법상의 여적(與敵)죄 등 다른 법률조항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9월 4일자 28면 참조>
여적죄는 적국과 합세해 대한민국에 항적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국토의 일부를 점령하거나 국가기관을 파괴.전복하는 행위인 내란죄보다 '이석기 RO 발언' 처벌에는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시돼왔다.
검찰은 여적죄 외에도 '시설물 파괴 이적'(형법 제96조) 적용 가능성도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