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성장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나타냈고 경상수지도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에 대한 기대까지 더해져 엔화에 대한 매도가 이어졌으며 증시도 상승 마감했다.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회복세를 이끄는 가운데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로 소비세 인상 등 일본 정부 구미에 맞는 경제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블룸버그 등 외신들이 전망했다.
일본 내각부는 4~6월 GDP가 전분기 대비 0.9%, 연율로는 3.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발표했다. 일본 GDP 성장률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취임을 전후한 지난해 4·4분기 0.3%, 올 1·4분기 1.0%, 2·4분기 0.9%로 3분기 연속 양적성장을 보이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번에는 특히 기업 설비투자가 1.3% 증가, 6분기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나타내면서 엔저 정책이 서서히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나왔다. 이로써 소비세 인상안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는 "2·4분기 성장률이 오르면서 소비세 인상 계획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탄탄한 성장률 수치로 소비세 인상 지지자들의 무기가 늘었다"고 평가했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이토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는 소비세 인상에 청신호"라며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당초 현행 5%의 소비세율을 오는 2014년 4월 8%, 2015년엔 10%로 올릴 계획이었으나 기껏 살려놓은 경제 회복세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함께 발표된 일본 경상수지도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일본 재무성은 7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5773억엔(약 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림픽 특수도 이 같은 경제 회복세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관광 및 고용 등 올림픽 개최로 일본이 얻는 예상 경제효과가 3조엔(약 3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UBS은행의 매바 히로시 외환거래 담당은 WSJ에 "도쿄올림픽은 당분간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고, 다시바나증권의 겐니치 히라노 애널리스트도 "아베 총리의 성장전략에 올림픽 유치가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이와증권의 기노우치 에이지 애널리스트는 도쿄올림픽 유치 성공이 "아베노믹스의 네 번째 화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림픽 특수 및 아베노믹스 강화에 대한 기대로 9일 엔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오후 3시25분 현재 전일 대비 0.58% 상승한 99.68엔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개장 직후부터 오르기 시작한 도쿄 증시도 급등 마감했다. 특히 경기장 건설 등과 관련, '올림픽 특수'를 누릴 대형 건설사 종목이 강세장을 주도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344.42포인트(2.48%) 급등한 1만4205.23, 토픽스지수는 25.18포인트(2.19%) 뛴 1173.00으로 거래를 마쳤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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