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중앙은행이 플라스틱 지폐 도입을 앞두고 여론 수렴에 나섰다. 영국에서 화폐 재질이 바뀐다면 지난 1694년 이후 300년 만에 처음이다.
찰스 빈 영국중앙은행 부총재는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플라스틱 화폐는 안전하고 깔끔하며 친환경적이다"며 "일반 지폐를 대체하기 전에 대중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측은 지난 3년 동안 화폐재질을 바꾸는 문제를 검토해 왔으며 앞으로 2개월간 순회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한 뒤 올 12월 중 최종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도입이 결정될 경우 오는 2016년부터 윈스턴 처칠의 얼굴이 들어간 5파운드 지폐와 여류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초상이 새겨진 10파운드 지폐는 플라스틱으로 발행된다. 20파운드나 50파운드를 비롯해 다른 지폐에 대한 교체 여부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
영국 화폐 인쇄 업체 델라 루의 팀 코볼드 대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화폐는 안전성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다"고 말하며 "전 세계 모든 중앙은행들이 결국 이 새로운 화폐를 두고 고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라스틱 화폐는 폴리머(Polymer)로 불리는 플라스틱 합성물에 인쇄되는 만큼 일반 지폐보다 튼튼하다. 기존 지폐 수명이 2년 안밖에 불과한 반면 폴리머 화폐는 5년 가까이 쓸 수 있다. 표면을 특수 코팅하기 때문에 오염이나 습기, 훼손에 강하며 특히 위조하기 힘들다. 원재료는 투명하지만 표면을 백색으로 마감하기 때문에 일반 지폐처럼 인쇄하기 쉽다. 반면 열에 약하고 접고 펴기 힘들며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에 제작될 새로운 폴리머 화폐 제작비는 기존 지폐보다 장당 약 50% 가량 비싸다.
아울러 새 화폐는 지갑에 넣기 쉽도록 기존 지폐보다 작아질 예정이다.
한편 이번에 영국이 화폐재질을 바꿀 경우 세계에서 21번째 플라스틱 화폐 사용국이 된다. 지난 1988년 호주가 처음 시작한 이래 캐나다, 뉴질랜드, 피지, 멕시코등이 화폐에 플라스틱을 이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난 8월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모리셔스가 폴리머 화폐를 도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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