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시장국 위기가 겹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2.4%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3일 '양적완화 축소시 국내경제 및 은행 경영에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최악의 시나리오를 이처럼 가정할 경우 한국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서 전제로 삼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돼 취약한 신흥국 중 1곳 이상에서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위기가 주변국으로 전염되는 상황이다. 이런 여파로 한국의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커지고, 소비·투자심리 위축과 수출 둔화로 이어지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2.5%, 내년에도 2.4%로 3년 연속 2%대 성장에 머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와 맞먹는 규모의 충격이 발생, 한국은행이 예상한 4.0%의 성장률은 물 건너가고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다는 것이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피해 신흥국의 위기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고 미국, 중국 등 경제대국의 경기가 회복해 신흥국에 대한 수출 감소를 상쇄하면 내년 성장률은 3.5%로 잠재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 연구원은 "미국의 출구전략 개시는 2008년 금융위기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은 아직 작지만, 현실화할 경우의 큰 충격에 대비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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