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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수시입출금 예금 과장광고 ‘제동’

내년부터 고금리 수시입출금 예금에 대한 과장광고가 적발될 경우 엄격한 제재를 받는다.

그동안 상품 광고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영향이 미치는 탓에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팸플릿 등 상품 설명 광고에 대한 제재를 하지 못했지만 금융감독원이 앞으로 불완전판매 광고를 제재하기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고금리 수시입출금 예금에 대한 과장광고로 소비자 피해가 불거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24일 은행감독규정 세칙 중 제73조의 2항을 개정해 고금리 수시입출금 예금에 대한 설명 의무를 은행권에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감독규정 세칙 제73조는 상품 설명 등에 대한 이용자의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것으로 제73조의 2항에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을 체결하거나 체결을 권유하는 경우'에 해당하면 고객이 상품 설명을 거부할 수 있도록 돼있다.

금감원은 제73조의 2항에 있는 이 내용을 삭제해 수시입출금 예금도 고객이 필수적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수시입출금 예금에 대해 고객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경우에 제재를 가하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독규정 세칙을 개정하면 은행법 시행령의 제24조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조항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동안 수시입출금 예금은 금리가 0.1~0.2%로 최저금리이다 보니 설명이 별도로 필요한 상품도 아니었다. 금감원은 지난 2011년 은행권이 고금리 수시입출금 예금을 쏟아냈을 때도 '고금리로 고객을 현혹하지 말라'는 지도만 시행했다. 특히 상품 광고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법에 저촉되기도 해 금감원에서 쉽게 건드리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이 수시입출금 예금의 금리 수준을 오해하게끔 광고하는 등 은행권의 수시입출금 예금 마케팅이 과열되고 있어 감독규정 세칙을 개정하는 등 제재조치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생각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쑥쑥 자라는 콩나물 통장'은 예치기간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데도 최고금리만 강조하는 방식으로 팸플릿 홍보를 해왔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두드림 통장'과 '두드림 2U(투유) 통장'도 비슷한 이유로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 16일부터 18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여·수신 상품을 소개하는 상품 팸플릿에 대해 일제히 점검하고 연말까지 감독규정 세칙을 개정해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익저하로 핵심예금이라고 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 예금의 영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으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제재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