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민영은’ 후손, 땅 반환 소송 두고 대립

'친일파 민영은'의 일부 후손이 청주시를 상대로 땅 반환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또 다른 후손들이 소송 취하를 촉구하며 대립하고 있다.

민영은은 1905년 6월 충주농공은행 설립 위원으로 활동했고, 1913년 5월부터 6년간 충북 지방토지조사위원회 위원을 지내는 등 일찌감치 친일 활동에 나선 대표적 친일파다.

민영은은 슬하에 1남 4녀를 뒀는데 그 중 외아들의 후손이 지난 2011년 3월 청주시를 상대로 토지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건 후손은 청주 도심인 청주중학교와 서문대교, 성안길 부근에 있는 12필지(총 1894.8㎡)의 도로를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라고 주장했다. 청주지법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민영은 후손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민영은의 자녀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막내 딸의 후손인 권모(52)씨 등이 소송 취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영은의 외손자라고 밝힌 권씨는 "외할아버지의 일부 친손들이 청주시를 상대로 도로철거 및 인도 등의 소송을 낸 것은 모든 후손의 뜻이 아닌 일부의 의견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드시 취하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씨는 이어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어머니도 격노하고 계신다"며 "조상을 욕 먹이는 행위를 중단하도록 가족과 행동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25일 오후 1시 30분 청주시청 정문 앞에서 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해 민영은의 친족들이 제기한 토지 소송 취하를 촉구할 계획이다.

이에 그동안 소송 반대를 요구하고 나섰던 시민단체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소송을 낸 민영은의 후손이 소송을 취하하지 않을 경우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22일 오전 9시 50분 청주지법 327호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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