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내년 나라살림을 보면 다수의 사업들이 눈에 띈다. 취약계층이나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을 위한 이른바 '이색사업'이다. 하지만 공무원 월급을 동결하는 등 국가재정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인 점을 감안할 때 일부 사업의 경우 전시성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선 전의경 축구화 보급이 관심을 끈다. 6억2200만원을 들여 전의경 2만5911명에게 2만4000원짜리 축구화 1족씩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얻어 16개 지방경찰청에 최대 32개의 풋살경기장 설립도 추진한다.
병사 기초군사 훈련 때는 체력유지를 위해 1인 훈련 간식비를 5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했다. 육.해.공, 해병 등 모두 26만9515명의 간식거리의 질과 양이 향상될 전망이다.
자동차 튜닝수요가 증가한다며 12억원 규모의 '자동차 튜닝사업 지원시스템' 구축 계획도 세웠다. 완성차의 글로벌 경쟁력이 부족한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제공하겠다는 게 이유다.
농촌지역 마을회관, 경로당 및 유휴시설을 리모델링해 '장날 목욕탕'을 짓는다. 전국 9곳인데 전체 건립비의 절반인 9억원을 국비에서 지원한다.
말(馬)산업 육성 지원 비용으로는 201억원이 책정됐다. 승마시설 지원(95억원), 거점승용마조련시설(15억원), 전문 인력 양성(15억원), 말 산업 특수(57억원), 말 전염병 예방 백신 접종(17억원), 말 구입(2억원) 등이다.
정부는 말 사업 특구를 지정해 말 전문병원 건립, 말 경매장 시설 등 말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승마 대중화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울릉도.흑산도엔 50인승 중소형 항공기 취항이 가능한 소형공항을 건설한다.
완공될 경우 현재 편도 7시간 걸리는 이곳을 왕복하는 데 1시간이면 충분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기본계획 수립용역비가 35억원이다.
'이야기 할머니'라는 것도 있다. 만56세 이상 여성인력에게 일정한 교육을 시킨 뒤 유치원 등에 보내 '옛날이야기'를 해주는 시스템이다.
산부인과 등 필수보건의료서비스 공급이 부족한 의료취약지역에는 분만.외래산부인과 설치.운영비를 지원한다.
수혜지역은 강원도 인제, 철원, 양구 등이다.
극장이 없는 기초 지방자치단체 109곳엔 33억원을 들여 '작은 영화관'을 건립해 준다. 읍.면.동 등 소규모 행정단위별로 마을변호사도 생긴다. 주치의와 비슷한 개념이다.
인터넷 만화(웹툰) 작가에게 희소식인 '웹툰 만화 지원'도 포함됐다. 내년 첫 예산은 1억원이다. 드라마.뮤지컬.연극 등 창작공연, 전자출판,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대상으로 7000억원짜리 '위풍당당 콘텐츠 코리아 펀드'도 출시한다.
예술인들이 공연장, 박물관 등을 찾을 때는 할인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정부는 이러한 기능이 있는 '예술인 패스'를 예술인 10만명에게 발급해준다. 충남 서천엔 국립 생태원, 세종시엔 국립세종도서관, 서울 종로 옛 국군기무사령부 터엔 국립현대미술관, 전북 무주엔 태권도 공원이 각각 들어선다.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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