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산업단지 조성과 교통시설 확충 등 인프라를 갖추는 데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이제는 이렇게 마련한 '그릇'을 채우는 데 총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무디스의 최대 주주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를 위해 두번이나 찾은 도시"라는 말로 대구가 국제적으로도 '기업하기 가장 좋은 도시'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구시를 7년째 이끌고 있는 김 시장은 "지금까지 국제적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데 이어 국가산업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 혁신도시 조성 등 부족한 산업용지 확보와 미래성장 기반을 다져왔다"면서 "앞으로는 국내 대기업 본사는 물론 글로벌 우량기업 등의 투자유치를 활성화해 대구를 대한민국 동남권 중심도시로 도약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오는 13일부터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에너지총회(WEC)를 통해 도시 이미지 및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투자유치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겠다는 각오다. 파이낸셜뉴스는 에너지분야 올림픽으로 불리는 WEC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 시장을 만나 WEC 개최 의미와 대구시의 현안, 향후 계획 및 과제 등을 들어봤다.
■대담 = 정훈식 사회부장
―오는 13일부터 닷새간 세계에너지총회가 대구에서 개최되는데, 의미와 기대효과는.
▲세계에너지총회는 앞서 지난 2011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에 이어 다시 한번 대구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빅 이벤트다. 대구시는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 각국 장관 등 주요 참석 인사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 해외 기업들의 지역 투자유치 계기를 마련하고, 지역기업과 글로벌기업 간 비즈니스 미팅 주선으로 지역 에너지산업의 해외진출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세계 각국 에너지 전문가들과 글로벌 에너지 관련 미디어를 대상으로 지역 그린에너지 시설투어 등을 통해 차세대 신성장 동력산업인 그린에너지 산업에 대해 홍보는 물론 지역기업들의 전시회 참가지원을 통해 그린에너지산업 육성의 메카로 발돋움한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글로벌기업 CEO, 국제기구 대표, 세계 각국의 고위층 정부인사 등 대구 유사 이래 최대규모의 글로벌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거 방문하는 자체만으로도 대구시의 도시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에 따라 행사기간 중 홍보관 운영 등을 통해 도시소개는 물론 지역의 그린에너지산업과 의료관광산업 홍보, 국가산업단지 및 첨단의료복합단지 투자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오랜 숙원인 대구국가산업단지가 최근 기공식과 함께 본격 조성공사에 들어갔는데 어떤 기대효과가 있나.
▲달성군 구지면 일원에 조성되는 대구국가산업단지는 854만8000㎡(산업시설 500만㎡) 규모로 총사업비 1조7572억원이 투입, 오는 2018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 6월 5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관계 인사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현재 공정률은 5.3%. 전체 사업부지 중 1·2구역 592만㎡를 우선 개발·분양하고, 3구역 263만㎡는 1·2구역 분양률 60% 도달 때 추가 개발에 들어간다.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 만성적 산업용지난을 겪어온 지역 중소기업에는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대규모 부지가 필요한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 글로벌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특히 지역의 산업구조가 미래성장동력 산업구조로 재편, 지역경제 활성화의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인근의 경남 창원, 경북 포항, 울산 등 주변 산업도시의 배후단지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영남권 핵심산업단지'로 성장 발전시킬 계획이다. 대구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고 대기업 및 외투기업들의 유치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생산유발효과 약 34조원, 부가가치 유발 10조원, 고용유발 14만명, 임금유발 4조원 등 대구경북권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역시 미래 대구지역 경제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 사업이다. 단지 조성 상황과 기업유치 현황은
▲동구 신서동 일원에 103만㎡ 규모로 들어서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는 오는 2038년까지 총 4조6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다. 핵심 인프라인 신약개발지원센터와 첨단의료기기 지원센터, 동물실험센터, 임상시험신약센터 등은 부지 7만100㎡, 연면적 5만1507㎡, 소요예산 3065억원이 투입돼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단지 내에는 세계 7대 뇌연구 강국 도약 거점인 한국뇌연구원이 지난 2월 기공식을 갖고 9월 말 현재 2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뇌연구원은 학계 연구기관 및 산업계 간의 유기적 협조체계를 담당하게 되고, 뇌연구 인프라 구축을 통한 국제적 위상을 확립하게 됨에 따라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앞으로 아시아 최고의 글로벌 의료산업 연구개발(R&D) 허브로 조성된다.
―첨단산업단지인 대구테크노폴리스는 준공을 앞두고 있는데, 어떤 기업이 들어서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
▲달성군 현풍면에 조성 중인 대구테크노폴리스는 총 개발면적이 726만9000㎡로 산업, 연구, 교육, 주거가 융합된 복합형 자족산업단지다.
국내외 우량기업들의 입주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기업 및 기관들의 입주가 완료되면 조성 중인 대구국가산업단지의 배후단지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이곳에는 '대구의 카이스트(KAIST)'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경권연구센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대구센터가 이미 입주해 있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대구융합 기술연구센터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로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자동차라이팅과 포그램프 제조사인 현대IHL이 지난해 3월부터 가동에 들어가 제품을 생산 중이고 지구 내 최초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초정밀복합가공기(공작기계) 생산의 세계적 선도기업인 일본의 나카무라토메 정밀공업도 지난 7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의 중공업 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세계 최고 디젤엔진기술을 보유한 미국 커민스사가 공동 투자한 현대커민스엔진이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배기량 5900~8900㏄급 4종의 산업용 고속디젤엔진을 연간 5만대씩 생산하게 된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정책과제 중 하나인 '정부 3.0'시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있다는데.
▲대구시는 지난달 5일 안전행정부가 주최한 '지방 3.0 공모과제 평가'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 154건의 공모과제 중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민·관 협업 응급의료체계 개선사업'이 최우수 선도과제로 선정됐다. 또 이번 평가에서 최우수를 비롯해 우수(SNS통합 허브시스템) 및 장려(주민주도 도시재생) 1건 등 3건이 선도과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23일에는 소셜미디어 채널인 '다채움'을 통해 시민과 활발한 감성소통을 펼쳐 '2013년 제3회 대한민국 SNS대상'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올렸다. 다채움은 지난 2011년 운영 이래 2년 만에 일일 5만4000여명이 활발하게 소통하는 인터넷 공간으로 성장, 시민과의 감성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민선 5기도 이제 9개월 정도 남았는데 남은 임기 동안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국가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테크노폴리스 등 큰 그릇에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글로벌기업 등 핵심기업 유치에 노력을 기울여 '알맹이'를 가득 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로봇산업클러스터, 물산업클러스터 등 대구를 새롭게 도약시킬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 성공적으로 안착되도록 노력을 경주하겠다. 이외에 남부권 신공항과 경북도청 이전 적지 개발, K―2 군공항 이전, 광역철도망 건설 등 대구미래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준비하고 도시철도3호선을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에 완공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리=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약력△62세 △경북 예천 △경북고 △서울대 상대 경영학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원 행정학석사 △행시 12회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휘장사업과장 △대통령비서실 행정비서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상임위원 △행정자치부 기획관리실장 △제22대 산림청장 △대구시 정무부시장 △제32대 대구시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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