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자상거래 활성화 일환으로 추진하는 안전상비약 온라인 판매 정책이 국민 건강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최재천 의원은 10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고 있는 안전상비약 온라인 판매 정책에 대해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한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래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온라인 의약품 판매 품목으로는 현행 약사법 제44조의 2에서 규정하고 있는 20여개의 의약품이다. 해당 약품은 현재 24시간 연중무휴 점포(편의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품목으로는 타이레놀, 어린이 타이레놀, 부루펜시럽, 판피린, 훼스탈, 베아제, 파스 등과 같은 상비약이다. 미래부는 관련분야 전문가 16인을 중심으로 인터넷 규제개선 추진단을 구성해 업계의 의견과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올해 12월 '제1차 인터넷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의약품 관리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해당 사항에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의약품 온라인 판매와 관련해서 사전협의는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미래부가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자 하는 안전상비약의 부작용 사례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상비약에 대한 부작용 건수만 총 322건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의약품 판매와 관련 주요 외국과의 비교 사례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미래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같은 경우 현재 온라인을 통한 의약품거래가 상당부분 허용이 되고 있으며, 1000여개에 달하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 업체가 인터넷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약국경영자협회(NABP)에서 공개한 '2012년 인터넷 약국 인증 프로그램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약국 97% 정도가 의심스러운 출처를 통해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가짜 약품도 상당부분 거래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재천 의원은 "의약품은 일반 상품과 달리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목적이 있어야 하며 보관과 취급에 특별한 주의를 요구하는 품목"이라며 "의약품 온라인 판매는 주문과 배송에 따른 시간소요 등 제도 도입의 실효성이 적고 오·남용으로 인한 위험성이 큰만큼 다각도로 연구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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