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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큰손, 중 원저우상인 몰락 가속...집값 하락, 상환불능에 잠적 속출



【베이징=차상근 특파원】중국에서 한때 주요 도시 부동산 투자를 주도하며 업계 '풍향계'로 불리웠던 저쟝성 원저우의 큰 손들이 몰락하고 있다.

원저우에서는 연쇄 담보대출로 거래된 주택들이 가격 하락-수요실종-가격 폭락의 악순환에 빠지면서 잠적하는 투기꾼들이 속출하는 것은 물론 대출 금융기관을 위험에 몰아넣고 있다고 경제참고보가 16일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원저우시에서는 24개월 연속 주택가격 하락을 겪으면서 이 지역 주택가격은 고점대비 평균 30%가까이 떨어졌다.

대다수 고급 아파트들의 가격은 분양가의 절반으로 추락하면서 일부 투기꾼들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잠적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투기꾼이 잠적하며 방치된 고급아파트는 원저우 시내에서 적어도 600채가 넘는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문제는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최대의 민영기업 기지로 승승장구해온 원저우가 노동집약형 산업의 구조조정기에 중소기업들이 대거 퇴출되면서 집값도 수요 위축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부동산 거품이 은행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원저우시 은행감독관리국에 따르면 은행 대출이 나간 시내 주택들중 소유주가 원리금을 갚지 않고 방치된 집은 595채이며 이중 부실대출잔액은 4억1277만위안(약 720억원)에 달했다.

원저우시내 고급주택이 밀집한 오우하이구의 밍싱아파트단지는 투기가 극성이던 3~4년전에는 분양가가 ㎡당 5만위안이었지만 지금은 2만5000위안선으로 떨어졌으며 단지내 600여채중 40여가구만 입주자가 있고 그나마 절반은 매물로 나와있다.


원저우에서는 주택가격 폭락과 함께 경매 주택도 급증해 올해 1~8월중 매물 1244건중 80%는 주택이었지만 소유권 문제 등으로 낙찰비중은 미미하다는 것이 관할 법원의 지적이다.

원저우대학 부동산연구소 천홍 연구원은 "원저우 상인들의 부동산 투기때문에 거품이 생겼고 동시에 지역경제가 쇠락하는 와중에 집값거품마저 꺼지자 자금순환고리가 끊어지면서 지급불능자들이 대거 생겨났다"며 "현재 원저우는 자금이탈, 투자자 철수, 집값 폭락, 자금순환 단절 등에 이어 주택방치 도주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적지 않은 기업인들이 주택이나 기업자금 대출을 받으면서 상호보증을 서줬는데 이마저 연대상환을 기피하고 잠적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점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csk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