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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유화 업체 신규사업 진출,고부가가치화로 불황 넘는다

중국 등 신흥 국가의 도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지역 석유화학 대기업들이 외자를 유치해 신규사업에 진출하거나 고부가가치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5일 울산지역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삼성석유화학은 독일 SGL사와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탄소섬유' 시장에 새로 진출했다.

탄소섬유 분야의 전문기업인 SGL사는 13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이번 삼성석유화학과 50대 50 지분으로 조인트벤처 SGL 법인을 설립했다. 조인트벤처 SGL은 삼성석유화학 울산공장이 있는 남구 부곡동에 본사를 두고 우선 SGL사의 탄소섬유를 들여와 국내 시장에 판매하며, 추후 생산설비까지 들여와 직접 생산키로 했다.

삼성석유화학 관계자는 "우선 삼성 계열사를 포함한 국내 판매처 발굴 작업에 돌입한 뒤 SGL이 공급하는 탄소섬유를 가공한 중간재 프리프레그 생산까지 검토 중"이라며 "탄소섬유 시장 확대에 맞춰 장기적으로 공동 연구와 생산까지 이뤄질 수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프리프레그는 탄소섬유를 원료로 만든 복합소재로 탄성과 강도가 높으면서도 가벼워 골프채 낚싯대 등 스포츠 레저용품에 주로 쓰인다.

삼성석유화학이 탄소섬유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에는 태광산업과 효성, 일본 도레이와 함께 4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어 SK종합화학도 일본 미쓰비시케미칼과 2016년까지 울산에 연산 16만t 규모의 아크릴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아크릴산을 원료로 한 아크릴에스테르와 고흡수성수지(SAP) 생산 공장의 건립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크릴산은 프로필렌을 고부가치화한 제품으로 페인트, 접착제, 첨가제 등 정밀화학 제품의 원료로 쓰인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미국 다우, 독일 바스프, 프랑스 아르케마, 일본 니혼쇼쿠바이 등 4개사에 불과하다. SK종합화학이 아크릴산 생산을 검토하는 것은 나프타에서 프로필렌, 아크릴산으로 이어지는 석유화학 일관화 생산체계를 만들어 생산공정의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울산공장에 추진 중인 고성능 폴리에틸렌 공장처럼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로 기초제품 생산 기업에서 프리미엄 제품까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군으로 사업을 넓혀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김기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