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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감사원장 면접자리, 구관 불출석...감사원 사무총장 靑외압설 부인

새 감사원장의 면접 자리에 옛 감사원장은 끝내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둘째날인 12일 사퇴를 둘러싼 외압 의혹으로 인해 증인으로 채택된 양건 전 감사원장은 청문회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초 인사청문회 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양 전 원장을 상대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이에 대한 황 후보자의 의지를 추궁할 예정이었다. 양 전 원장은 지난 8월 퇴임사에서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 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면서 외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수위원을 지낸 중앙대 장훈 교수의 감사위원 선임 문제를 놓고 청와대의 심기를 거슬렀다는 갈등설이 사임의 배경으로 거론돼 왔다.

■양건 사퇴 배경 놓고 갑론을박

핵심 증인의 부재 속에서 또 다른 증인으로 출석한 감사원 김영호 사무총장은 양 전 원장이 장훈 교수 문제로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사퇴한 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장 교수 선임을 둘러싼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양 전 원장이 사퇴했느냐"는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의 질의에 "제 입장에서 보면 팩트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당초 저희가 감사위원으로 3명을 (청와대에) 추천했는데 1순위 후보자는 검증동의서를 냈다가 나중에 본인이 철회했고, 2순위 후보자는 검증에서 탈락했으며, 3순위 후보자는 1·2순위 후보자에 비해 경력이 처지는 분이었다"면서 "이에 따라 청와대에서 장 후보자를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양 전 원장이 청와대에 "장 교수는 안 된다"고 의사표시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그런 의사 표시를 저를 통해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국정원·검찰 직무감찰 재탕

이런 가운데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군면제 과정, 국가정보원에 대한 직무감찰·견제 가능성 등이 집중 질의됐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황 후보자가 최초 징병검사에서는 시력 좌우 0.1(교정시력 좌 0.3, 우 0.4)를 받았다가 2년 후 검사에서는 좌우 0.1(교정시력 기록 없음)을 받고 다시 한달 후 검사에서 좌우 0.05 판정을 받은 경위를 파고들었다.
또 황 후보자가 이처럼 군 면제 판정을 받은 후 운전면허증 1종을 발급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시력에 의해 현역 면제 판정을 받은 사람이 1종 면허를 받았다면 그 사람의 시력은 감사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황 후보자의 병적기록부가 '현역'에서 '면제'로 수정되는 과정에서 동일 기록관인 남해수 대위의 서명 글씨체가 다르다는 주장도 폈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황 후보자에게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동양 사태 등 현안별로 직무감찰을 실시할 용의를 물었고, 이 과정에서 서병수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새누리당)이 "인사청문위원으로서 권한에 넘치는 질의"라고 제지해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