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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 장사시설 미운오리서 백조로

【 수원=장충식 기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역 기피시설 제1호로 지목돼 '님비현상의 대명사'로 꼽혔던 종합장사시설이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로부터 수익증대와 고용창출 선호시설로 각광받고 있다.

이는 화장 등 장례 수요 증가로 지자체들의 확실한 수입원으로 자리잡아 재정난 해소효과가 큰 데다 지역주민들의 일자리창출 등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시설의 편의성과 첨단화, 장사시설 운영방식의 선진화 등이 맞물리면서 장사시설에 대한 국민 인식도 크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는 장사시설 유치를 위한 청원까지 나오는 등 시설 유치를 위한 경쟁이 날로 치열하다.

14일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경기도 양주시의 경우 주민 8500여명이 직접 나서 양주지역에 화장장 설치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양주시의회에 제출했다.

청원서에 서명한 시민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주민들이 직접 청원서를 제출한 것은 이례적이다. 주민들은 청원서에서 "혐오시설이라 일부 반대의견도 있지만 경쟁지역은 화성시 주민들의 적극적인 설치 신청을 감안할 때 우리 지역 시설 유치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주민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화장장 설치를 관철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더불어 화성시는 인근 시흥시와 안산시, 부천시, 과천시, 의왕시, 군포시, 평택시, 광명시 등 10개 지자체와 공동으로 '화성시 공동형 종합장사시설(가칭)' 최종후보지로 매송면 숙곡1리를 선정했다.

특히 공동형 종합장사시설은 기피시설로 인식돼 유치신청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업 초기부터 6개 마을이 경쟁적으로 유치신청서를 내는 등 치열한 유치전도 벌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화장시설의 경우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유치를 통해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수익 등 혜택이 상당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화성시 장사시설의 경우 건립 대상지역에는 50억원 이내의 마을발전기금과 한시적으로 화장시설 수익금의 5∼10% 기금을 적립해 주고 인근 주민들을 위해서는 수익시설 판매.운영권, 시설인력 우선채용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 장사시설에서 1㎞ 이내 지역은 주민협의체를 통해 100억원 이내의 마을 숙원사업비를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재정지원이 이뤄진다.

실제로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서울시립승화원의 경우 부대시설 운영을 통해서만 매년 10억원이 넘는 수익을 내는 등 이제 화장시설 유치는 해당 주민들에게 가장 큰 수익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장사시설의 경우 초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찬성이 있더라도 나중에 인근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는 경우가 빈번해 이번 화성시와 양주시의 새로운 양상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아직 남아 있는 절차 처리를 위한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jjang@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