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여권을 위조해 외국 국적을 허위 취득한 학부모들에게 유죄 확정 판결이 내려졌다. 또 이들로부터 돈을 받고 가짜 외국여권을 만들어 주는 등 외국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준 브로커에게는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서모씨(42.여) 등 학부모 3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8∼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160시간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대법원은 또 외국 현지 여권위조책과 학부모를 연결시켜 준 브로커 조모씨(56)에게는 징역 1년2월의 실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비춰볼 때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관련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위조 입학 서류를 이용해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혐의로 학부모 47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서씨 등 32명을 정식 재판에 넘겼다.
기소된 학부모들은 재벌가와 상장사 대표 및 임원, 중견기업체 대표, 의사 등 대부분 부유층이다. 이들은 2009∼2012년 브로커 조씨 등에게 수천만원을 주고 도미니카.온두라스.과테말라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 국적을 허위 취득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수사 결과 이들은 부모 중 1명이 외국인이면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악용, 국적 취득 근거가 되는 외국 여권과 시민권증서 등 서류 위조본을 넘겨받아 학교에 제출했다.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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