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차상근 특파원】 중국과 북한 관계가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을 계기로 교착국면을 벗어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중국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장성택은 북한의 대중국 창구 역할을 해왔지만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집권 이후 2년여째 양국관계는 답보상황인 데다 오히려 북한의 미사일 및 핵실험으로 1년 가까이 극심한 교착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혈맹이자 경제 문제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회복이 체제안정 측면에서도 시급한 상황이다.
집권 3년째를 눈앞에 둔 김정은이 양국관계 교착 국면을 공격적으로 타개하기 위해 장성택 카드를 전격 포기하는 모험을 감행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으로서는 북한내 가장 유력한 친중파가 제거된 마당에 어떻게든 대북관계를 재설정해야 하고 나아가 안정적 북한 상황관리와 함께 집권세력내 영향력 유지의 필요성이 생긴 만큼 적극적 접촉 요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집권 2년여 만에 발생한 북한 정국의 최대 변화 상황에서 중국이 우선 고려할 수 있는 것은 김정은의 방중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지난 10일 '북한의 안정이 중국 이익에 부합한다'는 평론을 통해 "중국은 김정은의 방중이 가능한 한 빨리 성사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평범한 중국인들은 더욱 안정된 북한을 보고 싶어하며 북한의 지도자가 상황을 통제할 역량이 있다고 믿는다"며 김정은에 대해 근래 보기 드문 우호적 시각을 보였다.
환구시보는 국제 문제 전문매체로 공산당의 방침을 적극 대변하는 관영매체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김정은의 방중을 사실상 거부해왔던 중국 지도부 내부의 미묘한 기류 변화를 이 매체가 표시했다는 게 북·중 관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장성택 낙마가 확인된 후 내놓은 첫 입장으로 북한의 국가안정과 경제발전, 인민행복을 희망하며 전통적 우호협력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의례적이지만 북한 체제 안정의 필요성을 특히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8월 장성택이 특사 성격으로 방중한 뒤 연말, 올 연초 북한의 미사일 및 핵 실험으로 얼어붙은 북·중관계는 그동안 양국 고위급 인사들의 왕래에도 살얼음판을 벗어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장성택의 숙청으로 당분간 북·중 관계 해빙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북한 상황의 안정 측면에서 양국이 새로운 차원의 공조를 위해 머리를 맞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의 조기 방중설은 이미 중화권매체 등에 의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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