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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2013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1차 결선

【 홈스테드(미국)=박지현 기자】 "도전은 아름답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가능해지는 순간. 대다수 사람들이 '기적'이라 부르지만 기적을 이룬 이들은 '노력'과 '도전'의 결실이라 말한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1일까지 이틀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 홈스테드의 '홈스테드-마이애미 스피드웨이'에서 개최된 '2013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1차 결선은 불가능을 뛰어 넘기 위해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한 이들의 땀과 열정의 대서사시였다.

■16개 팀 도전…1위는 일본 샤프트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16개의 휴머노이드 로봇팀은 대회 기간 자신들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려 노력했다.

그 결과 이번 1차 결선에서 최종승자는 일본의 '샤프트(Schaft)' 팀이 총 32점 만점 중 27점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미국 플로리다인간기계인식연구소(IHMC)의 'IHMC 로보틱스'팀은 아틀라스 로봇을 통해 20점을 받으며 2위를 차지했다.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타탄 레스큐' 팀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MIT'팀,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로보시미안팀은 각각 18점과 16점, 14점을 받으며 뒤를 이었다.

나머지 톱8의 주인공은 텍사스의 로봇.자동화 시스템회사인 TRAC랩스의 '팀 TRAC랩스', 워체스터 공과대학의 'WERCS', 항공.방위 기업인 록히드마틴사의 '팀 트루퍼'로 로봇을 직접 개발한 트랙A에서는 3개팀, DARPA로부터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로봇을 받은 트랙 B.C에서는 5개팀이 살아남았다.

버지니아 공과대학의 '팀 토르'와 카이스트(KAIST)의 '팀 카이스트', 드렉셀 대학교의 'DRC 휴보'팀 등 한국계 3개팀들도 최선을 다했지만 바람과 햇빛 등 예기치 못한 변수를 극복하지 못해 팀 토르는 9위(8점), 팀 카이스트는 11위(8점), DRC 휴보팀은 13위(3점)에 머물렀다.

■돌발변수 고전, 그러나 희망적

이번 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 참여한 로봇들의 희비를 좌우한 것은 플로리다의 뜨거운 태양과 바람, 울퉁불퉁한 지면 등 외적 환경이었다.

대회 첫날인 20일에만 16개 중 11개팀이 외적 변수로 인한 문제를 겪었다. 팀 카이스트는 첫날 오전 두 번째로 주어진 밸브를 잠그는 과제를 수행하던 도중 로봇의 시야를 담당하는 카메라가 강렬한 햇빛에 노출되면서 화면이 하얗게 변하는 화이트 아웃 현상을 겪었다.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도 돌발변수였다. 팀 토르는 20일 오전 3가지 종류의 문을 통과하는 과제에서 2번째 문을 여는 도중 바람으로 인해 5차례 문이 다시 닫히는 불운을 맞았다.

대회 행사장인 홈스테드-마이애미 스피드웨이의 지형구조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다. 자동차 경주장이다 보니 지면이 2도 정도 기울어져 있었던 것. 바닥에 출발선을 표시한 페인트의 미세한 높이도 로봇을 작동하는 데는 돌발변수였다.


팀 카이스트의 오준호 교수는 "파인 홈과 경사, 페인트 등도 모두 실내의 평평한 바닥만 걷던 로봇에게는 변수로 다가왔다"며 "하지만 재난재해 현장 구조 로봇이라는 상황에서 이러한 모든 것도 앞으로 돌파해야 할 과제 중 하나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한국계 3팀 모두 이번 대회를 계기로 좀 더 시스템을 보완해 내년 최종 결선에 다시 도전할 계획임을 밝혔다.

팀 토르의 데니스 홍 교수는 '모든 일에 있어서 항상 이길 수는 없지만 늘 배울 수 있다'는 말을 인용하며 "이번 대회를 통해 발견한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내년에 열리는 최종결선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