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부모의 결별과 함께 시설로 보내진 20대 여성이 파이낸셜뉴스와 공동으로 '잃어버린 가족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경찰청 182 실종아동찾기센터의 도움으로 26년 만에 어머니를 만났다.
7일 경찰청 182센터에 따르면 이모씨(28·여)는 첫돌 무렵인 지난 1988년 6월 동거하던 부모가 헤어지면서 서울의 한 시설로 보내졌다. 친어머니는 미혼모인 탓에 아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못했고 친아버지는 이미 가정이 있었다.
이씨는 "길러주신 어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친어머니는 저를 보육원에 맡겨 놓고 입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당시 친어머니는 강원도에 살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그동안 친어머니를 찾기 위해 관공서 등 여러 곳을 방문했으나 찾는 데 실패했다. 그러던 중 지인을 통해 182센터를 알게 됐고 직접 방문해 사연을 접수했다. 이씨는 "회사 일로 한 달 뒤 해외로 나가게 됐다"면서 "이번에 나가면 다시는 한국에 들어오지 않을 생각인데 그 전에 친어머니 얼굴이라도 보고 떠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씨가 갖고 있는 부모에 대한 정보는 친어머니의 이름과 강원도에 살았다는 게 전부였다. 이씨가 머물렀던 시설에도 다른 인적사항이나 연락처는 물론 어떤 이유로 시설에 들어왔는지에 대한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182센터는 먼저 프로파일링시스템 검색과 이씨의 친어머니로 추정되는 320명의 명단을 확인했다.
이어 성장 배경, 주변환경, 거주지, 병원 자료 등을 바탕으로 끈질긴 추적조사를 벌인 끝에 강릉에 사는 친어머니를 찾아냈다.
182센터는 곧바로 이씨에게 연락해 만남을 주선했고 딸과 어머니는 서울 구의동 동서울터미널에서 26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이씨의 친어머니인 최모씨(54)는 "딸과 헤어진 뒤 죄책감에 많이 울었고 보고 싶어서 또 울었다"며 "딸을 찾기 위해 해당 시설을 몇 번이나 방문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